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을 접견,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합당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흡수 합당’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조국혁신당은 “흡수 합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사실상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느 정도 지분을 요구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 호남 등 일부 지역 출마자들은 “조국당에 후보 나눠주기는 절대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오해가 생기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며 ‘흡수 통합’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하자 이에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조 사무총장은 합당을 하더라도 민주당 당명을 그대로 사용할 것처럼 말했다. 조국혁신당은 이에 대해서도 “공식 테이블에서 논의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현재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정청래 대표의 지난 22일 기습 합당 제안에 대해 “시기도, 절차도 무시한 일방 발표”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속내에는 5% 안팎의 지지율을 받고 있는 조국혁신당과 ‘당 대 당 통합’에 대한 불만이 녹아있다. 162석 거대 여당이 비례대표 국회의원 12명으로 구성된 소수 정당과 지분을 주고 받는 합당을 해선 안된다는 얘기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의원은 “정 대표도 처음엔 흡수 통합을 생각하고 쉽게 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며 “하지만 지금은 조국혁신당에서 흘러나오는 요구를 다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출마자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호남 내 불만이 커지고 있다. 호남은 민주당 텃밭이면서, 조국혁신당의 지지기반이다.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인 윤준병 의원은 최근 조국혁신당 후보들을 겨냥해 “결격자들의 억지성 합당 지분권 요구로 인한 갈등이 벌써 눈에 보인다”고 했다. 호남이 지역구인 민주당 의원은 “당 지도부가 조국혁신당에 일부 지역 후보를 양보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어 들썩이고 있다”며 “이건 비단 호남뿐 아니라 타 지역도 같은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도 “흡수 합당은 절대 안 된다”며 민주당 주도의 합당은 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민주당에 조국 대표와 의원 12명이 입당하는 형식의 합당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 내부에서도 합당 협상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당은 일단 전권을 조 대표에게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조국혁신당 일부 의원은 지방선거 출마를 이미 공식화했고 조 대표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커졌다”며 “모두 민주당 간판으로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후보 확정 등 확실한 보장이 따라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각자 다른 주장을 하면서 여권 내에서도 예상보다 합당 과정이 매끄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선 여전히 정 대표에 대한 공개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정 대표가 당을 사당화해 합당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가 합당을 통해 당을 장악한 뒤 오는 8월 당대표 선거에서 연임할 목적이라는 주장이다. 친명계인 이건태 의원도 “서울·수도권 등 격전 지역에서 승리하려면 중도층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데, 보다 ‘왼쪽’에 있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시 유리한지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도 “조국혁신당뿐 아니라 전체적인 진보 정당 사이에서 선거 연대를 어떻게 가져갈지 토론해야 하는데, 합당 과정에서 쌀을 씻고 뜸을 들여 밥을 하기 전에 갑자기 ‘뻥튀기’가 돼 버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