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자신의 당 대표 연임을 위해 1인 1표제를 서둘러 추진하는 것이라는 논란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자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당원에 대한 모독이다” “연임의 이응(ㅇ)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정 대표가 지난 8월 당 대표 공약으로 1인 1표제를 내걸어 이를 완수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일 뿐 정 대표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박 대변인은 “만약 정 대표가 연임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1인 1표를 추진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냐?”고 했다. 당 일각에선 “의결정족수 조항이 없는 상태에서 1인 1표제를 도입하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당헌당규에 의결정족수 조항을 같이 신설하면 1인 1표제 논란이 해결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박 대변인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1인 1표제’를 둘러싼 당내 이견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1인 1표가 민주당의 시대 정신인가, 아니면 정 대표의 연임 포석인가 이것이 핵심 질문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로부터 ‘연임’의 ‘연’ 자는커녕 ‘이응(ㅇ)’ 자마저도 들어본 적 없다”고 했다. 그는 정 대표에게 직접 연임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그는 “정 대표의 대답은 ‘어떤 자리를 목표로 정해 놓고 일한 적 없다. 오늘은 오늘의 일에 사력을 다하고 내일은 내일의 일에 사력을 다한다’는 것이었다”면서 “백 번 양보하더라도 정 대표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연임을 염두에 두고 1인 1표제를 추진하고 있거나, 누구에게도 연임을 언급한 바가 절대 없다”고 했다.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3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로 향하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대변인은 “정 대표는 이 공약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증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정 대표가 연임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1인 1표를 추진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냐”고도 했다. 그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가 권리당원 투표에서 앞섰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보장을 누가 할 수 있는가”라며 “권리당원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정 대표를 지지할 거란 가정은 권리당원에 대한 폄훼이자, 당심을 정 대표의 개인 종속물로 취급하는 당원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6일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1인 1표안 의결 전에 당권파와 비당권파(친이재명계) 간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이 사안은 전당대회준비위에서 논의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강득구 최고위원도 “정 대표 출마가 기정사실화돼 있는데 다음 전대부터 1인 1표제를 적용해도 되나. 이해충돌 아니냐”며 “당원 여론조사 때 본인(정 대표)에게 바로 적용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물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최고위원은 18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강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1인1표제에 대해 찬성하고 즉각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당원 의견수렴 과정에서 현 지도부 재출마 시 적용 여부까지 함께 묻자고 했던 것”이라며 “현 지도부에서 결정하고 그 결과를 곧바로 현 지도부에 적용하는 것에 대한 이해충돌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최고위원은 차기 당 대표 주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

1인 1표제 재추진에 비당권파가 일제히 이의를 제기해 지도부 내 균열이 표출되면서, 정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당내에는 1인 1표제로 당내 선거에서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커질 경우 권리당원이 주요 지지 기반인 정 대표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그동안 민주당에선 국회의원 표인 대의원 1표가 권리당원 20표 정도의 권한을 가져왔다. 하지만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당대표가 된 정 대표는 작년 8월 당대표 선거 때 1인 1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1인 1표제는 다음 달 2일 이틀간 온라인 투표를 통해 최종 처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