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자신의 당 대표 연임을 위해 1인 1표제를 서둘러 추진하는 것이라는 논란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자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당원에 대한 모독이다” “연임의 이응(ㅇ)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정 대표가 지난 8월 당 대표 공약으로 1인 1표제를 내걸어 이를 완수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일 뿐 정 대표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박 대변인은 “만약 정 대표가 연임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1인 1표를 추진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냐?”고 했다. 당 일각에선 “의결정족수 조항이 없는 상태에서 1인 1표제를 도입하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당헌당규에 의결정족수 조항을 같이 신설하면 1인 1표제 논란이 해결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박 대변인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1인 1표제’를 둘러싼 당내 이견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1인 1표가 민주당의 시대 정신인가, 아니면 정 대표의 연임 포석인가 이것이 핵심 질문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로부터 ‘연임’의 ‘연’ 자는커녕 ‘이응(ㅇ)’ 자마저도 들어본 적 없다”고 했다. 그는 정 대표에게 직접 연임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그는 “정 대표의 대답은 ‘어떤 자리를 목표로 정해 놓고 일한 적 없다. 오늘은 오늘의 일에 사력을 다하고 내일은 내일의 일에 사력을 다한다’는 것이었다”면서 “백 번 양보하더라도 정 대표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연임을 염두에 두고 1인 1표제를 추진하고 있거나, 누구에게도 연임을 언급한 바가 절대 없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정 대표는 이 공약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증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정 대표가 연임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1인 1표를 추진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냐”고도 했다. 그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가 권리당원 투표에서 앞섰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보장을 누가 할 수 있는가”라며 “권리당원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정 대표를 지지할 거란 가정은 권리당원에 대한 폄훼이자, 당심을 정 대표의 개인 종속물로 취급하는 당원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6일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1인 1표안 의결 전에 당권파와 비당권파(친이재명계) 간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이 사안은 전당대회준비위에서 논의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강득구 최고위원도 “정 대표 출마가 기정사실화돼 있는데 다음 전대부터 1인 1표제를 적용해도 되나. 이해충돌 아니냐”며 “당원 여론조사 때 본인(정 대표)에게 바로 적용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물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최고위원은 18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강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1인1표제에 대해 찬성하고 즉각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당원 의견수렴 과정에서 현 지도부 재출마 시 적용 여부까지 함께 묻자고 했던 것”이라며 “현 지도부에서 결정하고 그 결과를 곧바로 현 지도부에 적용하는 것에 대한 이해충돌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최고위원은 차기 당 대표 주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
1인 1표제 재추진에 비당권파가 일제히 이의를 제기해 지도부 내 균열이 표출되면서, 정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당내에는 1인 1표제로 당내 선거에서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커질 경우 권리당원이 주요 지지 기반인 정 대표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그동안 민주당에선 국회의원 표인 대의원 1표가 권리당원 20표 정도의 권한을 가져왔다. 하지만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당대표가 된 정 대표는 작년 8월 당대표 선거 때 1인 1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1인 1표제는 다음 달 2일 이틀간 온라인 투표를 통해 최종 처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