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최민희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이날 원내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 김병기 의원. /박성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공천 헌금 관련 의혹 등으로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김병기 의원의 징계 문제를 두고 고민이 깊은 것으로 8일 알려졌다. 김 의원은 “제명당하더라도 탈당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당내에선 빠르게 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징계 전 자진 탈당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오는 12일 김 의원 징계 관련 회의를 개최한다. 김 의원은 이 회의를 앞두고 윤리심판원이 요구한 소명 자료를 상당 부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측은 “의혹 건수가 십수 건이라 자료를 준비할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회의를 좀 미뤄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단 회의는 예정대로 열 계획이라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의원 출석 여부도 불명확해 12일 징계가 결정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지도부 일각에선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해 정청래 대표가 빠르게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선 김 의원에게 탈당 후 수사를 통해 혐의를 벗고 다시 돌아오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정, 백혜련, 진성준, 한병도 의원 중 박 의원을 뺀 3명은 이날 토론회에서 김 의원의 자진 탈당을 요구했다.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대표의 제명을 주장한 데 이어 “이제 당이 결정하면 된다. 그러나 빨라야 한다”고 썼다. 진성준 의원은 이날 김어준씨 유튜브에서 “김 의원이 결자해지한다는 차원에서 선당후사에 입각한 결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용민 의원도 “지금은 정치적 책임을 지는 시간”이라면서 “법적 책임은 그 뒤의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친명인 김영진 의원도 라디오에서 “여러 의원이 김 의원 결단을 말하는데 김 의원이 잘 듣고 있을 것”이라면서 “정치적 책임(원내대표 사퇴)을 졌기에 최종 판단은 김 의원이 할 상황”이라고 했다. 한 의원은 “김 의원이 정치를 하면서 몸담은 민주당에 대한 애정이 크다”며 “김 의원은 모든 의혹에 대한 소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라서 중징계는 과하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