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의 ‘공천 헌금 수수’ 탄원서가 지난 2024년 총선 전 이재명 당 대표실에 제출됐지만 접수 기록은 없는 것으로 7일 파악됐다. 민주당은 당시 탄원서 접수 기록이 누락된 상황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청래 당 대표는 이번 공천 헌금 사태가 “휴먼 에러(개인 일탈)”라고 했지만,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구조적 문제”라면서 독립적인 전수조사와 근본적인 공천 제도 개혁을 요구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이수진 전 의원의 주장대로 김 의원에 대한 탄원서가 당 대표실에 제출된 것은 확인했지만, 이 탄원서가 당에 공식적으로 접수된 기록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칙적으로는 기록을 남기는 것이 맞지만, 당시 총선을 앞두고 탄원서가 쏟아지는 상황이라 다 기록으로 남기지 못했을 수 있다”고 했다. 당은 당시 김 의원의 지역구인 동작구 구의원들이 김 의원 측에 공천 헌금 3000만원을 건넸었다는 내용의 탄원서가 접수 기록도 없이 의혹의 당사자인 김 의원의 손에 들어간 경위 등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당시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다.
이수진 전 의원은 김 의원의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을 담은 탄원서가 당시 이재명 당 대표의 보좌관이었던 김현지 현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게 전달됐지만 제대로 조사 검토되지 않고 묵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이후 브리핑에서 “탄원서 전달 절차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공천과 선거가 이뤄지는 기간 중 가장 많은 탄원과 민원, 제보, 비방 등이 각급 단위에 접수된다”면서 “그 내용과 진위를 떠나 가급적 빠른 접수와 처리 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수진 전 의원도 그런 측면에서 당시 당대표지만 국회의원이었던 (이재명 대통령의) 보좌관에게 탄원서를 전달했을 것”이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당 윤리감찰단과 각급 검증위 등에 (관련 시스템이) 설치돼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체계를 잘 아는 당시 전직 의원이 국회의원 보좌관을 통해 처리하려는 것 자체도 시스템을 잘 이해하지 못한 허점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공천·선거 당시 각종 탄원과 민원에 관해 “제대로 처리했는가를 이번에 돌아보게 됐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어떻게 접수해서 처리했는가, 그 기록이 중앙당에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꼭 이 건만이 아니라 당시 접수된 모든 건에 대한 접수·처리 기록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게 현재 당의 파악 경과”라고 했다.
그는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건이 접수되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해당 (소관) 부서일 것으로 생각되는 부서에 그냥 전달하는 그런 정도의 조치밖에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실하게나마 접수되고 처리됐다고 해도 그 기록이 지금 없는 건 아마 통상 공직선거법 시효가 6개월이기에 6개월이 지나면 그런 자료를 전부 폐기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예측하고 있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이것은 어떤 당 지도부의 책임론이나 은폐, 이런 어떤 것과는 다르게 당 시스템을 더 갖춰야 하는 문제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경실련은 이날 “이번 사태는 개인적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면서 ‘독립적 전수조사’와 ‘근본적 공천 개혁’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