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출범한 김건희·내란·해병대 등 3대 특검 수사가 11~12월 중 마무리될 전망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속내가 복잡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관련자들의 영장이 줄줄이 기각되는가 하면 강압 수사 논란에 개인 의혹까지 더해져 특검에 힘이 실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28일 “검찰청 폐지 등에 따른 특검 내부 반발도 있어서 수사에 동력이 붙지 않고 있다”며 “강성 지지층의 열망에 화답하려면 김건희·내란 특검은 꼭 성과를 내야 하는데 수사 4개월이 지났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인 민중기 특검의 ‘양평군 공무원 사망 사건’과 ‘주식 내부자 거래 의혹’을 적극 방어하고 있다. “안타까운 죽음을 정치에 끌어들여 특검 수사를 흔들려는 것”이자 “과거 개인적 거래만 문제 삼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물타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이 두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특검팀 내부는 물론 민주당도 난감해하고 있다. 최근 김건희 특검은 특검보 2명을 추가로 받는 등 막판 수사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민 특검도 자신의 개인적인 일이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 특검이 주변과 사표를 내는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들었는데 당에선 수사를 끝까지 맡아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조은석 내란특검팀은 수사 초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을 구속하면서 가장 빨리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계엄 가담·방조 등 혐의로 한덕수 전 총리,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됐다. 또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여러 차례 강조해온 외환죄 적용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해병 특검팀도 순직 해병 사건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이종섭 전 국방장관 등 5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특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유를 국민의힘에 돌리고 있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서 “특검을 범죄자들 쪽에서 심하게 흔들고 있다”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흐름을 꿰뚫고 있던 파견 검사를 위증 사주로 고발된 자의 말을 듣고 자른 거라면 심각한 사태”라고 했다. 지난 26일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한문혁 검사가 과거 부적절한 처신으로 특검팀에서 빠지자 이를 두둔한 것이다. 한 검사는 4년 전 김 여사 관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범과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수사 공정성·정당성 논란을 불렀다. 그런데도 법사위원장으로서 한 검사의 특검팀 배제 조치를 비판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특검 수사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사실 특검 쪽에선 민주당이 추진한 검찰청 폐지 등 검찰 개혁에 대한 내부 반발을 전달하며 수사 기간 연장이라도 하지 말아달라고 했었다”며 “그러나 민주당이 지지층 반발을 고려해 이런 요구를 무시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에 김건희 특검팀 등 일부 파견 검사들은 검찰로 복귀하거나 사표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공개적으로 “검찰 집단 행위는 국가공무원법상 형사처벌 대상” “하극상”이라며 특검을 비판하는 일까지 있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계속 특검을 압박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길어지는 특검 정국에 여론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검에 대거 검사들을 파견하면서 민생범죄 처리가 줄줄이 멈춰서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특검 관련 대책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민 특검의 경우 계속 지지해 주자니 그의 개인 비리로 논란이 커져 수사 동력도 떨어지고 김건희 수사 자체도 흔들릴 수 있어 고민”이라며 “다른 특검도 좀처럼 수사 돌파구를 찾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개딸 등 강성 지지층에서는 “빨리 내란 관련자들을 구속하고 재판도 빨리 끝내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른바 ‘관봉권 띠지 분실·쿠팡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상설 특검 구성에도 착수했다. 이미 진행 중인 3대 특검에 더해 특검을 4개 동시에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특검 수사 4개가 동시에 진행되는 건 전례가 없다. 한 여권 관계자는 “3대 특검이 수사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수사 동력이 약해져 일종의 자구책으로 추가 특검 카드까지 들고 나온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3대 특검에 대해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사 정당·공정성을 상실했다”며 무리한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는 것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민중기 특검이 네오세미테크 주식 거래 정지 정보를 고등학교 동기에게 듣고 팔아 치웠다는 내부 관계자의 폭로가 보도됐다”며 “사실이라면 명백한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불법 투자이므로 민 특검은 추한 모습을 그만 보이고 즉각 사퇴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