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기왕, 이상경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이 23일 “전국 평균치, 15억원 정도의 아파트면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라는 인식이 좀 있지 않냐”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돈 모아 집 사라’고 해 뭇매를 맞은 이상경 국토부 1차관은 나흘 만에 2분짜리 유튜브 영상을 통해 사과하고, 작년 갭 투자로 산 33억원대 아파트를 “배우자가 구입했다”고 말해 또 구설에 올랐다.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민심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여권 내부도 잇따른 말실수로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복기왕 의원은 라디오에서 이같이 말하며 “그래서 15억원 미만 아파트와 청년, 신혼부부 정책은 건드리지 않았다”고 했다. 복 의원은 “그러니 ‘당신들의 주거 사다리가 없어졌다’는 비판은 정말 실체 없는 공격”이라고 했다. 하지만 15억원이 집값 전국 평균치라는 건 사실이 아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4억8580만원이고,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도 12억4148만원이다. 또 15억원 미만 수도권 아파트의 주택 담보대출 한도도 종전 6억원보다 줄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과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페이스북에 “작정하고 염장을 지르는 거냐”며 “서민 기준을 15억원으로 두니 이따위 망국적 부동산 정책이 나오는 것이다. 집을 못 산 나는 민주당 기준에서 불가촉천민”이라고 했다.

인터넷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월 100만원씩 140년을 모아야 15억원짜리 아파트를 산다” “15억원 아파트를 가져야 서민이면 나는 상거지인가” 등이다. 복 의원이 민주당 ‘주택 시장 안정화 태스크포스(TF)’ 위원이자 국토위 여당 간사라서 논란은 더 커졌다. 복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마음의 상처가 되셨다면 좀 더 좋은 적절한 표현을 선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인터넷에선 “이게 사과냐”는 말이 나왔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관여하고 있는 이상경 차관은 국토부 유튜브에서 “돈 모아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사라”고 한 발언을 사과했다. 질의응답도 없는 짧은 영상이었다. 그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열심히 생활하시는 국민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책사’인 이 차관은 배우자가 작년 7월 성남시 백현동 아파트를 14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하고 33억5000만원에 샀다. 이 아파트는 현재 40억원대에 거래되고 있어 1년 만에 6억원대 시세 차익을 본 셈이다. “자기는 갭투자해서 수십 억대 집을 사 놓고 국민은 못 사게 규제하는 게 말이 되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차관은 “배우자가 실거주를 위해 아파트를 구입했으나 국민 여러분 눈높이에 맞지 못했다”고 해 ‘아내 탓’을 한 것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에선 이 차관 사퇴 요구가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에 나와 “국토부의 부동산 책임자인 차관이 자기는 (집을) 갖고 있으면서 국민 염장 지르는 소리를 하면 되겠느냐”면서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좋다.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 대통령은 무조건 책임을 물어서 내보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이 차관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자는 야당의 요구가 나왔다. 여당은 “시간을 갖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으로 활동하던 2017년 한 외부 강연에서 “헌법에 다주택 금지 조항을 넣고 싶다”고 한 것도 뒤늦게 논란이 됐다. 이 원장은 강연 당시 서울 서초구에 아파트 1채를 보유했지만 2년 후 인근에 아파트를 사 다주택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