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정부조직 개편 관련 법안들을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라고 5일 밝혔으나 이날까지도 최종안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재명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정부 조직 개편은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1차로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신설하는 안과 방송통신위원회를 해체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새로 설치하는 안을 오는 25일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했다. 다만 검찰청 폐지는 1년 유예 기간을 두면서 공소청, 중수청은 내년 9월 신설된다.
그간 여당과 법무부 간 의견이 엇갈렸던 검찰의 보완 수사권 또는 보완 수사 요구권 등을 남기는 문제 등에 대해선 유예 기간 동안 더 논의하기로 했다. 여권 관계자는 “여당과 법무부가 검찰청 폐지 법안 통과로 검찰 개혁의 약속을 지키면서 이견이 있는 세부 내용에 대해선 시간을 갖고 의견 조율을 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타협한 것”이라고 했다.
기획재정부를 쪼개고, 금융위원회를 해체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은 아직까지 최종안이 나오지 않았다. 여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기후에너지환경부도 7일 고위 당정 협의 등을 통해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산업부의 원전, 에너지 부분을 떼서 환경부에 붙이는 건 비효율이 클 것”이라고 하고 있다.
◇여권 내 혼선에… 정부조직 개편, 文 때보다 한 달 늦어져
과거 정부들은 대체로 출범 직후 정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취임 한 달 안에, 문재인 정부는 두 달여 만에 정부조직법을 개정했다. 여소야대였던 윤석열 정부는 이례적으로 10개월이 걸렸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3개월이 지나고 거여(巨與) 상황이지만 정부 조직 개편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기재부는 재정경제부와 국무총리 산하 기획예산처로 분리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넘긴 뒤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하고 산하에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두는 안이 유력하다. 이에 대해 한정애 의장은 “기재부는 예산 국회를 치러야 하므로 이를 마무리한 뒤인 내년 1월 2일을 개편 시행 시기로 보고 있다”며 “금융감독위법은 야당 협조가 있다면 이번에 처리하겠지만 안 되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여당은 기재부 개편안과 관련된 금감위 설치법의 경우 여야 간 협의가 불발될 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방식으로 처리할 방안도 검토 중이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이기 때문이다. 패트로 지정되면 금감위 설치법은 내년 4월쯤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기재부 개편 시기를 내년 1월 2일쯤으로 예정하고 있어서 금융위 정책 기능을 가져오는 데 있어서 혼란 가능성이 있다. 여권 관계자는 “최대한 야당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를 해체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설치하기 위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도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 오른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현 방통위 체제에서 5명이었던 위원 수는 신설되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서는 상임위원 3명, 비상임위원 4명 등 총 7명으로 확대된다.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임기 종료로 사실상 해임될 전망이다.
이른바 ‘검찰 개혁’ 입법은 여당과 법무부 간 입장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정청래 대표는 당대표 공약으로 “추석 전 검찰 개혁 입법을 완료하겠다”고 했었다. 이후 졸속 입법 우려가 나오자 법무부에선 중수청을 법무부에 두자고 주장했다. 민주당 강경파는 이에 반발하며 “중수청은 행정안전부에 둬야 한다”며 맞서며 여권 내 갈등이 일었다. 당정은 중수청은 행안부에 두는 쪽으로 잠정 결론 내린 상태다.
검찰의 보완 수사권을 두고도 법무부는 존치를,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폐지를 주장했다. 하지만 당정이 검찰청 폐지를 먼저 처리하고 나머지 쟁점은 유예 기간인 1년 안에 정리하기로 하면서 갈등을 봉합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공소청·중수청의 기능을 상세하게 규정하는 공소청·중수청 설치법은 내년 9월이 되기 전에 처리하기로 했다. 여권에선 1년간 남아 있을 검찰청의 총장 인사 등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의장은 “내년 9월 전에 중수청·공소청으로 가는 인적 자원이 정리돼야 한다”고 했다. 또 “공소청·중수청 작동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또 “그때까지 (검찰청 폐지의) 보완점을 치열하게 논의하고 공론화를 충분히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