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홍보본부장에 임명된 제일기획 광고팀장 출신 송상헌(51)씨가 5일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홍보본부장에 임명된 송상헌(51)씨는 5일 본지 인터뷰에서 “가장 큰 문제는 국민의힘 하면 딱 떠오르는 게 없다는 것”이라며 “악플(악성댓글)보다 무서운 게 무플(댓글 없음) 아니냐”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홍보를 맡았다고 하니 주변에서 ‘당명과 빨간색(상징색)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당이 일관된 이미지와 정체성을 갖도록 하겠다”고 했다.

송 본부장은 서울 출신으로 20년간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에서 일했다. KT 계열 모바일 브랜드인 ‘쇼’와 ‘올레’,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광고 기획을 담당했다. “정치에 대해 국민 평균적인 관심을 갖는 수준”이라는 그가 국민의힘 홍보본부장에 지원하자 주변에서는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송 본부장은 “사회 공익적인 활동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다 지원하게 됐다”고 했다.

외부에서 본 국민의힘에 대해 송 본부장은 “딱딱하고 올드(old)하다고 평가하는 사람이 많더라”며 “업계 선배의 말처럼 배드(bad·나쁜) 이미지보다 더 나쁜 게 올드 이미지”라고 했다. 그는 “들어와 보니 당이 변화와 혁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국민들께 도움이 되는 정책적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데 홍보 차원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송 본부장은 광고업계 출신이지만 먼저 정치권에 들어왔던 조동원씨 같은 카피라이터 출신은 아니다. 대신 광고주인 기업의 의도를 파악하고 전략을 짜는 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당 홍보에서도 파격이나 창의성보다 진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든 정당이든 브랜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고 그 핵심은 실체”라며 “민주당이 홍보를 잘한다고 하지만 지금 민주당의 실체가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냐는 의문이고 그러니 메시지 자체가 힘을 잃는다”고 했다. 이런 원칙은 여야 정치권 모두에게 적용된다는 게 송 본부장의 생각이다. “잘못하면 ‘잘못했습니다’라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고’라며 덮으려 하면 메시지의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여당 지도부는 송 본부장에게 “외부 전문가의 시각으로 소신 있게,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고 한다. 송 본부장은 “진보·보수, 좌우 같은 이념적 대결 벗어나 중도·무당층을 포용하는 키워드를 찾고 싶다”며 “민주당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니까 네거티브(비방)를 아예 안 할 수는 없지만 홍보 전체에서 정책적 메시지, 긍정적인 메시지 비중을 높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