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정부는 29일 2분기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르면 올 4월부터 인상된 요금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에서 에너지값 급등에도 전기·가스 요금을 인상하지 않고 인위적으로 억제해 한전과 가스공사의 부채가 견딜 수 없는 수준에 달했다는 것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 브리핑에서 “한전의 경우에 하루 이자 부담만 38억원 이상이 소요되고, 가스공사의 경우 하루 이자 부담이 13억원 이상”이라며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단 점에 당정(黨政) 간 인식을 같이했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요금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국민의힘은 “더 내려야 한다”며 올 2분기 전기·가스 요금이 적용되는 4월 1일 이전에 정부가 최종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전기 요금의 경우 1분기 kWh(킬로와트시) 약 13원 인상됐다.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산자부는 2분기 한 자릿수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기획재정부는 물가 상승을 우려해 인상 유예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장은 “국민 부담 최소화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는 당정 간 이견이 없다”며 “국제 에너지 가격, 특히 LNG(액화천연가스)·유연탄 가격의 경우 올해 들어서 지속적으로 하향 추세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한전과 가스공사의 부채가 많지만, 최근 에너지 관련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인상 폭을 조정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당은 요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 계층 지원을 위해 에너지 바우처 확대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창양 산자부 장관은 “에너지 공급 지속 가능성 등을 종합적 고려해 조만간 안을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