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지 하루 만에 자녀 학교 폭력 문제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에 대해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인사 검증 시스템을 체계화하라”고 촉구했다. 안철수 후보는 정 변호사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윤심(尹心)보다 민심”이라고 했다.

25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김건희 여사 특검 촉구 촛불승리전환행동 집회에서 한 시민이 아들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인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에 내정된 정 변호사는 아들 학폭 논란으로 임명 하루 만인 이날 사퇴했다. 2023.2.25/뉴스1

천 후보는 지난 2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수사본부장에 대한 인사 검증은 경찰, 대통령실, 법무부, 국정원 등도 참여하게 돼 있다”며 “인사 검증의 역할 분담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천 후보는 논란이 불거진 직후 정 변호사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김기현 후보도 25일 정 변호사 사퇴 전 기자들과 만나 “사안의 심각성이나 국민적 정서 같은 것을 본인이 충분히 잘 숙고할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26일 페이스북에 “이번 전당대회는 대통령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보는 후보와 민심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 후보의 싸움”이라고 했다. “총선에서 이기려면 윤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민심이라고 생각하는 대표를 뽑으면 안 된다”고도 했다. 안 후보는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를 언급했다가 대통령실로부터 공개 비판을 받고 윤심 언급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천하람 후보가 대통령실과 친윤계를 비판하며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정순신 낙마’로 대통령실 책임론이 커진 시점에서 안 후보가 민심을 강조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김기현(왼쪽)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도봉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도봉갑 당원협의회 주최 당원 교육 행사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장련성 기자

김기현 후보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 KTX역 인근 임야 투기 의혹에 대해 국가수사본부 등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은 물론, 의혹을 제기하는 황교안 후보,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등에 대해 법적 책임을 가리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이나 해대고 조작이나 일삼는 인간 실격 정치인들의 말로가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 드려야만 가짜 뉴스가 근절될 수 있다”고 했다.

의혹의 핵심은 김 후보가 1998년 구입한 임야에 2007년 도로 건설이 계획되는 과정에서 김 후보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막대한 시세 차익을 얻었느냐는 점이다. 김 후보는 관련 의혹을 “가짜 뉴스”라며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황교안 후보는 이날도 “김 후보가 뚜렷한 증거와 해명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며 재차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