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20일 “윤석열 대통령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자신의 저출산 부위원장, 기후대사 해임을 놓고 “대통령 본의가 아닐 것”이라고 했다가 대통령실, 여당 초선 의원들의 비판을 받은 후 3일 만이다. 다만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자택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나 전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최근 저의 발언, 특히 저에 대한 해임 결정이 대통령님 본의가 아닐 것이라 말씀드린 것은 제 불찰”이라고 했다. 또 “당원 여러분께도 걱정을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성공적인 윤석열 정부와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의힘이 되는 그 길을, 당원 동지 여러분과 늘 함께하겠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7일 저출산 부위원장과 기후대사 해임 과정에 대해 “전달 과정의 왜곡이 있었다”고 해 파문이 일었다. 사표 제출과 해임 결정 과정에서 대통령실 일부 참모와 ‘윤핵관’의 ‘왜곡’이 있어 윤 대통령이 오해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러자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뜻이었다”는 취지의 공개 반박문을 내고, 여당 초선 의원 50명이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후 나 전 의원은 공개 활동을 중단했다.

다만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이번 입장 발표와 당대표 출마 여부는 상관이 없다”며 “출마를 하든 안 하든 이 부분을 털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이) 여전히 전의(戰意)에 불타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안철수 의원이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이) 당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분열의 양상을 보이는 것을 굉장히 우려했다”고 했다. “수도권에서 이겨야 내년 총선 승리도 가능하다”는 이 전 대통령 발언도 소개했다. 이 전 대통령 예방을 통해 당내 보수 지지층의 마음을 사고 동시에 안 의원의 ‘수도권 대표론’을 강조한 셈이다.

김기현 의원은 지역구인 울산을 찾아 “당의 진정한 통합을 이루겠다”고 했다. 최근 당 지지층 대상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김 의원은 설 연휴를 기점으로 수도권, 중도층 등을 상대로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23일에는 인천 계양구의 유기견 보호소에서 자원 봉사를 한다.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토론회 참석 후 공개 활동 없이 당대표 출마 여부를 검토 중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핼러윈 참사’ 피해자 유가족 등을 언급하며 “새해 우리 정치가 민생을 해결하고 경제를 살리는 역할에 충실하기를 기대한다”는 인사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