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월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부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허위 경력기재 논란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17일 아내 김건희씨의 경력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김씨를 둘러싼 허위 이력 의혹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제기된 지 사흘 만에 윤 후보가 사과한 것이다. 다만 윤 후보는 김씨 관련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민 후원금’ 모금 캠페인 행사를 한 뒤 예고 없이 기자실을 찾았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자체만으로 제가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 저에게 기대하셨던 바를 결코 잊지 않겠다”며 “과거 제가 가졌던 일관된 원칙과 잣대가 저와 제 가족, 제 주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돼야만 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아내와 관련된 국민 비판을 겸허히 달게 받겠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께 다가가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윤 후보는 사과 발표 후 취재진이 ‘아내 관련 수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법과 원칙은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다”고 했다.

2021년 12월 17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허위 경력기재 논란과 관련해 사과한 뒤 고개를 숙였다. / TV조선

그러나 윤 후보는 이날도 김씨를 둘러싼 의혹의 사실관계에 대해선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에 지원하면서 제출한 경력증명서에서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이사로 2002년부터 3년간 재직했다’는 부분이 허위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게임산업협회가 2004년에야 설립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지난 16일 “협회는 법인화되기 훨씬 전인 2000년부터 연합회 형태로 존재해왔고, (아내를) 거기 있는 분들도 알고 있었다”며 “그 단체로부터 발급받은 건 명확한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권에선 “협회 사람 중에 김씨를 안다는 사람이 없고, 공식 설립 전 활동을 겸임교수 지원서에 적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추가 해명을 요구했다.

민주당 “김건희 건보료 월 7만원만 납부” 비판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7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아내 김건희씨를 겨냥해 “재산이 60억원 있지만 건강보험료를 월 7만원만 납부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영석·김원이·김민석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김씨가 수상 실적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도 아직 규명되지는 않았다. 한 언론은 김씨가 2013년 안양대 겸임교원에 지원할 때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2004년)’ 수상을 기재했지만, 실제 수상자 명단에는 김씨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김씨가 2001년 한림성심대 강사에 지원하면서 이력서에 ‘1995년 5월 미술세계대상전 입상(우수상)’이라고 적었지만, 당시 입상자 명단이 실린 1995년 8월 월간 미술세계 129호에는 김씨의 이름이 없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 강선우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윤 후보 사과에 대해 “반성이 없는, 억지로 사과한 척하는 사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