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사퇴를 선언한 정세균 전 총리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경선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이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3일 “새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면서 대선 경선 후보직 중도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6월 17일 ‘강한 대한민국, 경제 대통령’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88일만이다.

정 전 총리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평당원으로 돌아가 하나 되는 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면서 “나라와 국민과 당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함께 뛰던 동료들께 응원을, 저를 돕던 동지들께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며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두고두고 갚겠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는 기존의 6파전에서 5파전으로 재편됐다.

그는 사퇴를 결심한 계기에 대한 기자 물음에 “순회 경선을 하면서 고심해왔던 내용”이라며 “저와 함께하는 의원들과 장시간 토론 끝에 결심했다”고 답했다.

정 전 총리는 다른 후보 지지 선언 여부에 대한 물음에는 “저는 일관되게 민주당을 지지한다”고만 언급, 즉답을 피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경선후보 사퇴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차량에 올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호남 순회경선 전 사퇴를 선언한 것이 같은 호남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를 배려한 것이냐는 지적에도 “저는 민주당을 사랑한다. 대한민국을 더 사랑한다”며 “그래서 저의 결정은 민주당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것”이라고만 답했다.

남은 경선과 대선전에서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어떤 역할을 상정하지는 않는다”며 “민주당의 성공과 승리를 위해 평생을 바쳐온 일관된 태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정 전 총리가 일단 후보 단일화에 선을 그은 가운데 정 전 총리 지지세력 표심의 향배가 주목된다. 정 전 총리는 친노·친문을 아우르는 민주당의 적통을 자임해왔으며, 경선 초반부터 이낙연 전 대표와의 반명 단일화 여부가 관심을 모았으나 정 전 총리는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앞서 정 전 총리 캠프는 이날 오후 3시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선 경선 완주 여부를 논의해 이 같이 결정했다. 최근 캠프 내에서 “선거 운동을 계속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내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국무총리까지 역임한 그는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당내 ‘빅3’라는 평가를 받으며 경선 레이스를 시작했다.

예비경선 단계에서는 ‘노무현의 오른팔’ 이광재 의원과 단일화를 이뤄내는 등 당내 정통성과 경제정책 전문성을 강점으로 내세워 선거전을 치러왔다.

하지만 충청에서 시작한 순회경선 초반전 줄곧 한 자릿수 저조한 득표에 머물렀고, 전날 발표된 ‘1차 슈퍼위크’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개표에서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밀린 4위로 내려앉으며 타격을 입었다.

정 전 총리의 사퇴로 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는 5파전으로 재편됐다. 민주당 경선 레이스의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 순회 경선을 약 2주 앞둔 시점에서 전북이 지지기반인 그가 도중하차함에 따라 경선 판세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선후보 사퇴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