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등 각 정당에서 대선 경선이나 후보 단일화를 민간 여론조사 회사에 의존하는 방식에 대한 자성론이 제기되고 있다. 정당의 명운이 걸린 일을 외부 업체에 맡기는 것은 ‘책임 회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 회사마다 결과가 들쭉날쭉하면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있다. 정치권에선 “언제까지 정당의 운명을 여론조사 회사에 맡겨야 하느냐”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민간 업체에 당원과 국민 상대 여론조사를 의뢰해 대선 예비 후보 8명 가운데 지지율이 제일 낮은 2명을 ‘컷오프’하고 6명의 본경선 진출자를 뽑았다. 국민의힘도 다음 달 당 대선 경선이 막이 오르면 여론조사 회사에 당원과 시민을 상대로 한 후보 적합도 조사를 의뢰해 본경선 진출자를 가릴 예정이다. 각 당의 대선 후보를 정하는 과정에서 민간 여론조사 회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선출 방식과 관련한 공정성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당이 가장 신뢰하는 여론조사 회사를 엄선한다고 하지만, 이 회사가 어떻게 조사하느냐에 따라 특정 후보에게 더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 경선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는 응답률이 낮아 조사 왜곡 가능성이 큰 편이다. 유권자들은 낯선 전화 조사원에게 자신의 정치 성향 노출을 꺼리고 때로는 여론조사를 가장한 홍보 전화로 오인해 통화를 거절하기 쉽다. 이에 전화 조사원의 말투나 응답 유도 방식에 따라 특정 연령대, 지역 주민의 응답률이 달라질 수 있다.

일부 여론조사 회사의 정치 편향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윈지코리아컨설팅 박시영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너무 빨리 무너지면 재미없다”고 해 논란이 됐다. 이에 당내 경선이나 후보 단일화 등 중요 정치 사안을 여론조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정치권 행태에 대한 지적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