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고 백선엽 장군 묘역을 찾아 참배 뒤 이동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정치라는 것은 뜻을 같이 하는 이들끼리 힘을 모아 공동의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이라며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삼우제를 마치고 백선엽 장군, 천안함46용사·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원칙하에서 입당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최 원장이 사실상 국민의힘 입당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왔다.

최 전 원장은 ‘정권 교체를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는 “대한민국은 나라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분들이 세우고 지켜내 번영시킨 자랑스러운 유산”이라며 “우리의 지난 날을 돌이켜보면 모든 국민이 열심히 노력하면 좀 더 나은 미래에서 살 수 있다는 희망에 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최근 상황을 볼 때 과연 많은 국민이, 청년들이 보다 나은 미래를 희망하면서 살 수 있는지 심각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저희 아버님께서 마지막 말씀으로 남기셨듯 정말 대한민국을 밝힌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그리고 특히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 곳곳에 소외되고 힘든 분들에게 따뜻한 빛이 되는 나라를 만드는 게 대한민국을 밝히는 길”이라며 “그런 생각을 가지고 정치에 뜻을 두게 됐다. 그런 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관계를 두고는 “저를 윤 전 총장의 대안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으나, 저는 저 자체로 평가받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이 잘못되는 것이 저의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살지 않았고 그런 생각으로 정치를 할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은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계신데, 그 분과의 협력 관계는 좀 더 생각해보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다음은 참배를 마친 최재형 전 원장과 취재진 질의응답.

고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이 생전 언론 인터뷰를 하며 경례하는 모습. 그는 6·25전쟁 첫 해전인 대한해협 해전을 승리로 이끈 주역 중 하나로 꼽힌다. /오종찬 기자

“우선 저희 아버님 장례기간 직접 찾아와주셔서 위로해주시고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유족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직접 찾아오지 않았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위로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슬픔에 잠긴 유족에게 여러분의 위로가 큰 힘이 돼서 아버님을 떠나보낸 아픔을 딛고 새로운 앞날을 위해 나갈 힘이 됐습니다. 감사드리고, 아버님을 치료해주고 간호해준 보훈병원 간호자분들과 마지막 길에 최대한의 예우를 해준 해군 당국과 보훈처에도 감사드립니다. 장례 기간 여러 불편함이 있었는데 취재하느라 수고해준 기자들께도 송구하다는 말씀과 함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른 대선주자에 비해 시작이 늦은 편인데 참모진은?

“잘 아시겠지만 제가 정치 참여 여부를 놓고 많은 숙고를 했습니다. 정치 참여 결심 순간에 아버님 상을 당해서 경황이 없어서 아직 정비된 조직을 구성하지 못했습니다. 어제와 같이 제가 여기 와서 대선 출정 선언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그것은 제가 여기 올 것을 알고, 지인이 전달한 내용이 와전된 것입니다. 이제 막 시작 단계라서 조직이 어떻다는 말을 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번 주 중 정치 선언하나?

“그 부분은 충분히 준비된 다음에 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입당 관련 생각 정리한 부분 있나?

“제가 정치 경험이 없지만 그래도 정치라는 것은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 힘을 모아서 공동의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원칙 하에서 입당 결정하겠습니다.”


-정권교체 필요하다고 보는지, 그렇다면 왜 그런가?

“대한민국은 여러분들이 잘 아시겠지만 정말 나라를 생각하고, 사랑하시는 분들이 세우시고 지켜내시고 번영케 하신 자랑스러운 유산입니다. 우리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모든 국민들이 열심히 노력하면 좀 더 나은 미래에서 살 수 있다는 희망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을 볼 때 과연 많은 국민들이, 청년들이 보다 나은 미래를 희망하면서 살 수 있는지 심각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희 아버님께서 마지막 말씀으로 남기셨듯 정말 대한민국을 밝힌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그리고 특히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고, 우리 사회 곳곳에 소외되고 힘든 분들에게 따뜻한 빛이 되는 나라를 만드는 게 대한민국을 밝히는 길입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정치에 뜻을 두게 됐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안 주자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 부분은 이제 막 출발한 단계에서 말씀드릴 사안은 아닙니다. 다만 많은 분들이 저를 윤석열 전 총장의 대안이라고 말씀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저 자체로 평가 받고 싶습니다. 평생 살면서 남이 잘못되는 것이 제 이익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윤 총장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가지고 있는데 그 분과의 협력 관계는 좀 더 고민해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원장에서 대선으로 직행하는데 대한 비판도 있는데

“사실은 그 부부은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사안입니다. 나름대로 드릴 말씀이 있지만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것은 아닙니다. 정식으로 출발할 때 그 부분도 납득할 부분 설명드릴 것입니다.”


-결심은 언제?

“막 아버님 장례 마친 시점이어서 대단히 송구스럽지만 구체적 일정을 말할 정도로 준비돼 있지 않습니다.”


-정치 선언으로 봐도 될지

“글쎄요 앞으로 제가 정치를 하게 될 사람으로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기자분들께서 적절히 해석해주십시오. 정치 선언은 아버지 삼우제 막 마친 상태에서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제 입장에서는 조금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군 2군단 재창설 기념식이 있던 날 밴 플리트 8군 사령관(오른쪽 고개 숙인 이)가 행사 직후 막사에 미군 사단장들과 함께 백선엽 군단장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밴 플리트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내 아들이 어제 군산 옥구 비행장에서 출격했다가 실종했다"는 소식을 알린다. 그의 아들 밴 플리트 2세는 전쟁에 참전한 뒤 출격했다 실종해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고 백선엽 장군 소장 앨범]

-삼우제 마치고 묘역을 돌아본 의미는

“아, 예. 사실 백선엽 장군님은 우연히도 저희 그 아버님 유골 안장하는 날이 백 장군의 1주기였습니다.. 평소 저희 아버님이 가장 존경하는 선배 군인으로 백선엽 장군을 몇 번 만나 뵙고 몇 차례 6.25때 땅과 바다에서 싸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당시 백선엽 장군은 저희 아버님이 가장 전투 중 힘든 게 뭐냐고 했더니 6.25 전쟁의 7할 이상은 중공군과의 전쟁이었다고 하셨습니다. 몇 번 말했지만 미국 도움 없이는 공산화됐을 것입니다. 6.25 전쟁 당시 국군 유엔군 피를 계산하면 2000t(톤) 정도 된다는 말씀도 하신 것으로 전해들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번영의 토대가 뭔지 다시 생각하는 소중한 말씀입니다. 백 장군님은 평소 아버님 존경하는 군인입니다. 아마 아버님도 백선엽 장군 묘역 참배하는 것을 기뻐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에서 참배했습니다.”

-천안함, 연평도 사건 희생자 묘역도 참배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천암함 제2연평해전, 연평도 전사자 묘역은 저희 아버님이 가장 아끼고 사랑한 해군의 후배들입니다. 참배하는 것이 아버님 유지를 받드는 일입니다. 유족과 관계자들과의 개인적인 친분도 있어서 아버님 삼우제 지내는 기회에 아버님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분들의 묘역을 참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