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연기론’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연일 ‘경선 연기론’을 띄우고 있다. 이에 당내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원칙을 포기하면 국민이 실망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지사의 한 측근 의원은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경선 연기는 결국 이재명을 아웃시키고 대선을 포기시키는 자멸의 길”이라고 말했다. 영호남 교수·지식인 160명은 이날 국회 앞에서 “당헌의 정치 일정 준수는 국민에 대한 약속”이라고 현행 일정 유지를 촉구했다. 민주당 대구 지역 지방의원 24명도 성명을 내고 경선 연기에 공개 반대했다.
이 전 대표 측근인 오영훈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지사가 ‘가짜 약장수가 가짜 약을 팔던 시대가 끝났다’며 경선연기론을 비판한데 대해 “과도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내 이런 (연기) 주장을 하는 분이 많기 때문에 그런 목소리도 제대로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측 정운현 공보단장도 페이스북에서 노자 ‘도덕경’의 ‘다언삭궁 불여수중’(多言數窮 不如守中·말이 많으면 곤란한 일이 자주 생기므로 마음 속에 담아 두는 것보다 못하다)을 인용하며 “정치인은 말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 측이 원하는대로 일정을 연기하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이 지사를 포함해 박용진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당 지지율 1, 3, 4등 후보가 경선 연기에 강력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선모임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은 라디오에서 찬반양론을 소개하며 “최근에 이 지사 외에 추 전 장관, 박 의원도 반대 대열에 끼어서 쉽지 않을 거란 의견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경선 룰이나 흥행 방식을 놓고도 주자간 의견 충돌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예비경선 출마자가 7명 이상이면 국민여론조사 50%, 당원여론조사 50%를 통해 본경선 후보를 6명으로 압축해야 한다. 그런데 후위주자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 방식 등 경선에 역동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지사의 소위 대세론이 ‘안방대세론’으로 확인되는 시점에 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해 새로운 인물, 엎치락뒤치락하는 대역전극이 벌어져야 한다”고 했다.
최근 지지율 반등에 어려움을 겪는 정세균 전 총리를 지지한 김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사람 좋은 정세균이 빅3, 빅2를 넘어 대파란을 일으키는 묵직하고 잘 숙성된 바람을 일으키기를 응원한다”고 했다.
반면 이 지사 측은 기본 틀을 바꿔선 안 된다는 입장에 가깝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헌·당규상 컷오프 방식이나 선거인단 구성 등 기본 틀을 유지하는 선에서 흥행 방식을 고민해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