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 1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뉴시스

야권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의 대선 도전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10일에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최 원장이 대선 도전 여부를 막판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정 전 의장은 최 원장의 대선 후보 추대를 위한 모임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대선 도전 결단의 시각이 오후 3시라고 한다면, 최 원장을 처음 만났던 6개월 전은 오전 9시고 지금은 정오쯤 온 것 같다”며 “조만간 다시 직접 만나 의견을 들어보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원장이) 나라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뭐가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 완전히 출마 결심을 한 것은 아니지만, 7월 정도 되면 (최 원장의) 최종 결정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의장은 최 원장과 몇 차례 주고 받은 SNS 대화, 그리고 최 원장 지인들의 전언 등을 토대로 이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최 원장 본인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야권에선 최 원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이 커졌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다. 야권에선 그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감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권의 공세에 맞서 원칙대로 일을 추진하는 강단과 소신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많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중도 낙마할 경우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과도 맞물려 있다.

국민의힘 한 고위 당직자는 “최 원장이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것을 자신의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대권 도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최 원장 주변 인사들도 야권 인사들을 만나 대권 출마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최 원장이 (대선에) 나온다는 데 돈을 걸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최 원장은 이 같은 대선 출마설에 대해 최근 본지에 “제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이상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더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제 입장을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