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여야(與野)가 앞다퉈 광주를 찾아 메시지를 내는 등 ‘5·18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여당은 텃밭 다지기 차원에서, 야당은 외연 확장을 위해 ‘호남 민심’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17일 열린 5·18 추모제에 처음으로 초청받자 더불어민주당은 환영하면서도 “다시는 5·18 왜곡 발언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與野 손잡고 5·18 추모 - 17일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추모제에 여야 의원들이 함께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왼쪽부터) 의원과 국민의힘 성일종·정운천 의원, 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고(故) 박관현 열사 묘에서 손을 잡고 있다. 보수 정당 의원이 5·18 추모제에 초청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유족들과 함께‘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김영근 기자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앞다퉈 광주를 찾았거나 찾을 예정이다. 이날 전남 순천을 거쳐 광주에 도착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8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광주항쟁의 정신은 검찰 개혁·언론 개혁”이라며 “광주 시민을 폭도로 몰던 언론, 죄 없는 국민을 가두고 살해하고 고문하는 일에 부역해 온 검찰이 아직도 대한민국을 호령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18일 광주를 찾아 구청장 간담회를 한 뒤 5·18 묘지를 참배한다. 이낙연 전 총리는 지난 13~16일 광주에 머물며 아침마다 5·18 묘역을 찾아 묘비를 닦았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의 5·18 묘소 참배, 정운천·성일종 의원의 5·18 기념식 공식 초청을 환영한다”면서도 “이런 모습이 다시는 5·18 왜곡 발언 등으로 연결되지 않고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5·18 정신을 계승하는 실천적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지난 16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18은 독재에 대한 강력한 거부·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자 “5·18 정신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5·18 영령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정운천·성일종 의원은 이날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추모제에 참석했다. 5·18 유족회 측은 두 의원에게 “5·18 단체가 사단법인에서 국가보훈처 산하 공법 단체로 승격하는 법안이 통과되는 데 도움을 줘 감사하다”며 “앞으로 추모제 때마다 참석해 5·18 단체와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오랜 기간 얼어붙은 두꺼운 벽이 한순간에 녹아내리는 자리였다”면서 “5·18은 앞으로 국민 대통합의 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전날 광주를 찾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8일 야당 대표 자격으로 기념식에 참석한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내일은 5·18 기념일”이라며 “군사 독재에 항거하다가 스러져간 민주 시민들의 영령을 두 손 모아 머리 숙여 추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