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딸과 사위 가족의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관련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왜 특혜인지 말해달라” “딸 부부도 피해자”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와 야당 청문위원 간 공방이 가열되면서 고성도 오갔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차녀 일가가 일반 다른 펀드와 달리 매일 환매 신청을 할 수 있고, 환매 수수료도 없는 라임펀드 테티스 11호에 투자했다”면서 “라임 사태로 피해를 본 국민은 이런 특혜를 보면 화가 머리끝까지 난다”고 했다. 김 후보자 차녀 일가 4명은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만들고 그도 투자한 고액 맞춤형 펀드 ‘테티스 11호’에 가입해 야당에선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라임 펀드는 부실 투자 등으로 1조6000억원대 피해를 냈으며, 이 사태로 이 전 부사장은 구속 기소된 상태다.
김 후보자는 “딸과 사위 가족이 이 펀드에 가입했다는 사실을 언론 보도로 처음 알았다”면서 “왜 특혜인지 말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어떤 형태로 영향을 미친 것처럼 전제하고 질문하면 항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딸 부부도 환매는 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면서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딸 부부는 환매 시도를 하려다 금융 당국에 걸려 미수에 그친 것”이라고 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답변할 시간을 달라”며 하자 야당 위원들은 “도표로 상세히 설명해도 불성실하게 듣다가 왜 특혜냐며 반문하고 있다”며 맞받았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다. 여당 의원이 김 후보자에게 질의할 때 이양수 의원이 웃음을 보이자 김 후보자는 “제가 지금 비웃음을 받으려고 여기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항의했다. 국민의힘 소속 서병수 청문위원장의 중재에 이 의원이 사과했고, 김 후보자도 “무례한 짓을 한 데 사과한다”고 했다.
◇‘성폭력 피해 호소 고소인' 표현 “죄송” 野 “반성 청문회”
김 후보자는 이날 ‘성폭력 피해 호소 고소인’ 표현, 자동차세·과태료 상습 체납, 산불 현장 기념촬영 등 각종 논란에 대해서는 “부끄럽다” “사과드린다”며 몸을 낮췄다. 야당은 “전날 5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송구합니다” “죄송하다” 말이 계속 나와 ‘송구 장관의 죄송 청문회’가 됐는데, 오늘은 ‘사과 총리의 반성 청문회’가 됐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지난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를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이라고 부른 데 대해 “몇 차례 사과드렸다”면서 “피해자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왜 그랬던 것이냐’고 묻자 “박 전 시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당 입장이 정리되지 못했던 상황이었고, 사건 내용이 밝혀지기 전이어서 그랬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지적이 제기되자 김 후보자는 “성 인지 감수성이 많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자동차세·과태료 체납으로 소유 차량을 총 32차례 압류당한 전력과 관련해선 “공직 후보자로서 부끄럽다”고 했다. 그는 ‘준법 의식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의에 “저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자는 “제가 정치적으로 어려울 때인 1996년 컴퓨터 납품, 유지, 보수 업체를 운영하던 집사람이 자신의 명의로 된 회사 차량을 함께 사용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관리를 못 했다”고 했다.
그는 저서에서 학생 시절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고 쓴 데 대해 “정말 반성하고 참회하는 심정으로 그 글을 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2019년 행정안전부 장관 시절 강원 산불 피해 현장에서 민주당 지역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현지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려 깊지 못했다”며 “낙담한 주민에게 상처가 됐다는 지적을 달게 받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