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한일의원연맹은 22일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서울사무소에 후원금 360만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민단은 이같은 후원금을 모아 일본 선발고교야구대회(고시엔)에 출전하는 교토국제고등학교에 전달할 예정이다.

교토국제고의 야구부 학생들이 16일 교내 운동장에 모여 3일 앞으로 다가온 일본 선발고교야구대회(고시엔)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을 다짐하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오는 19일 시작되는 고시엔에 외국계 학교로는 처음 진출했다. /교토=이하원 특파원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진표 한일의원연맹 회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본선 진출을 축하한다”며 “후원금을 모아 22일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서울사무소에 기탁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은 이번 교토국제고 쾌거를 교포들과 한마음으로 기뻐하며 재정이 부족한 야구부를 위해 후원금을 모아오고 있다”고 했다.

한국계 재일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등학교 박경수(61) 교장은 1일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 아이들이 같이 뛰면서 야구를 통해 한일 간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교장으로서 꿈"이라며 교토국제고의 제93회 일본 선발고교야구대회(봄 고시엔) 진출 의미를 설명했다. /교토국제고 제공 연합뉴스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는 올해 외국계 학교 최초로 고시엔에 출전한다.

오는 23일 미야기현의 시바타(柴田)고와 본선 첫 경기를 치른다.

◇한국계 교토국제고교 일본야구 꿈의 무대에

일본 선발고교야구대회(봄에 열리는 고시엔 대회)는 일본에서 프로야구 인기를 능가하는 초대형 행사다. 오는 19일 시작하는 이 대회에 한국계의 교토(京都) 국제고가 외국계 학교로는 처음으로 진출해 한일 양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야구부 선수 40명은 모두 일본 국적이어서 “사실상 한일 연합팀이 거둔 쾌거”라는 말도 나온다. 일본 각지에 거주하는 재일교포들은 응원을 위해 경기가 열리는 효고현 고시엔(甲子園) 구장에 모이기로 했고, 400여 교포는 후원금을 내놓았다.

이 학교는 전체 학생수가 131명이다. 남녀 학생이 절반씩이고, 재일교포 학생은 40% 정도 된다. 이런 미니 학교가 4000개 넘는 고교 야구팀이 경쟁하는 고시엔에 진출한 32개 학교에 포함된 것은 기적으로 불린다. 16일 방문한 교토 국제고는 3층짜리 교사(校舍) 1개에 불과했다. 야구부 선수들이 훈련하는 운동장을 보니 외야가 작아 보였다. 홈베이스에서 외야 끝까지 거리가 최대 60m밖에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학교는 지역 예선에서 연속 8승을 거둬 고시엔에 진출, 23일 센다이의 시바타고와 첫 시합을 치른다. 박경수 교장은 “우리 학교는 야구장이 작아 외야수 수비 훈련은 다른 구장을 예약해서 해야 한다”며 “열악한 상황에서 고시엔에 진출한 선수들이 대견하다”고 했다.

재일교포 사회는 1947년 교토조선중학으로 시작한 교토 국제고의 고시엔 진출로 축제 분위기다. 교포 사회를 대표하는 대한민국민단은 연일 신문과 홈페이지를 통해 후원 운동을 펼치고 있다. “선수들의 투혼에 감동했다”는 격려 전화가 이 학교에 계속 걸려 온다. 간사이 지역의 다른 한국계 학교인 금강, 건국학교는 공동 응원을 펼치기로 했다.

이 학교에 야구부가 생긴 건 학교를 살리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애초 재일교포들이 세운 이 학교는 1990년대 후반 심각한 운영난으로 학생 수가 70명으로 줄었다. 선생님들은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때 야구를 특화해 학교를 살리자는 의견이 나왔다. 1999년 야구부가 만들어진 후 처음 출전한 경기에서는 0-34로 5회 콜드게임 패를 당했다. 첫 승을 거둔 건 야구부 창단 2년 만인 2001년이었다.

이 학교는 당시 운영난을 계기로 사실상 ‘한일 연합학교’로 전환했다. 2004년부터 일본 문부성 지원을 받으며 일본 학생들을 받기 시작했다. 매년 한국(10억원)과 일본(15억원) 양국의 교육 당국에서 약 25억원을 지원받는다. 지금은 일본 국적 학생이 60%로 한국계 학생보다 많다. 박 교장은 “일본 남학생들은 야구가 하고 싶어서, 여학생들은 K팝이 좋아서 오는 학생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여학생들이 주축인 댄스반 학생들은 교토 지역의 여러 행사에 자주 초청받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

교토 국제고는 한국어, 일본어, 영어를 중심으로 가르치는데 가장 비중이 큰 것은 한국 관련 교육이다. 코로나 사태 전에는 수학여행, 개별 체험 연수를 통해 매년 한국에 4~5회 학생들을 보내 교육했다. 조선통신사 관련 역사를 비롯, 미래 지향적인 방향으로 양국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1학년생 김우희 양은 “한국에서 유학 온 친구들과 한국말로 공부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재일교포 중에는 교토 국제고의 고시엔 진출로 한국어 교가(校歌)가 TV 생방송으로 일본 전역에 방송되는 데 의미를 두는 이도 많다. 고시엔은 모든 출전 학교의 교가를 경기 중 최소 1번 이상 방송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 이 학교의 교가 1절은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토(大和)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한다. 4절에는 “힘차게 일어나라 대한(大韓)의 자손”이라는 구절도 있다. 일본인 야구부 학생과 응원단이 이 노래를 부른다.

일본 사회 일각에선 이 학교 교가에 동해가 들어간 것을 문제 삼는 시각도 있다. 일본고교연맹은 동해를 ‘동쪽의 바다’로 번역한 일본어 교가 자막을 만들어 경기를 중계하는 NHK 등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학년 주장인 야마구치 긴타는 “그런 것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며 한국어 교가를 당당하게 부르겠다고 했다. 고마키 노치쓰구 야구부 감독도 “우리 학교는 특별한 이력을 가진 학교다. 코로나 등으로 엄중한 시기에 일본과 한국에 모두 감동을 주는 시합을 하고 싶다”고 했다.

☞고시엔 야구

매년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리는 일본 고교 야구 대회. 마이니치신문이 주최해 3~4월 열리는 ‘봄의 고시엔’은 선발고교야구대회, 아사히신문이 여는 8월의 ‘여름 고시엔’은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라고 부른다. 모두 한신 타이거스의 홈구장에서 열리기 때문에 고시엔이라는 같은 이름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