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여권(與圈) 중심으로 제기된 ‘이명박(MB) 국정원 사찰’ 의혹과 관련 “노무현 정부에도 국정원 사찰이 있었다는 것이 임기 말에 일부 확인됐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 누수 현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국정원이 청와대와 소통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 의원은 “MB 때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국정 저해 정치인’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며 “여야(與野) 가릴 것 없이 MB 정권이 볼 때 좀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비리 정보를 수집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민정수석실에서 내려간 지시”라며 “민정수석실에서는 정보가 필요한데, 자기들이 계속 업데이트하기는 어렵다. 그러니까 국정원에 좀 하청을 준 것이다. 청와대랑 소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박지원 국정원장이 국정원의 사찰이 박근혜 대통령 때도 있었을 개연성이 있다고 한 이유는 사찰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그러면 노무현 정부 때도 정보관이 있었는데, 민정수석실에서 그 정보 수집을 하지 말라는 중단하라는 지시가 있었는지, 그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이 답변해야 할 의무가 생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어떻게 보면 문 대통령의 레임덕을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보궐선거를 위해 조직적으로 국정원을 동원해 12년 전 과거 정권의 행적을 파헤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김영춘 예비후보는 지난 10일 이번 문제가 불거지자 입장문을 내고 “이명박 청와대가 사찰했다는 2009년 하반기는 공교롭게도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정무수석을 하던 시기”라며 야당 경쟁자인 박 후보를 겨냥했다. 이에 박 후보는 “김 후보가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상대 후보를 싸잡아 공개 비난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17일 여권이 불법 사찰 의혹으로 파상 공세를 펴자, “DJ·노무현 정권시절의 국정원 불법사찰도 함께 까자”며 역공에 나선 상황이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적폐청산을 명분으로 국정원 메인 서버까지 뒤졌던 문재인 정권이다”며 “서슬 퍼런 임기 초에도 안 보였던 문건이 보궐선거를 코앞에 둔 이 시점에 갑자기 튀어 나온 것이 과연 우연일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부 국정원 사찰은 ‘개인 일탈’이라며 면죄부를 주면서 이명박 정부 국정원 서류만 계속 꺼내드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라며 노무현 정부 국정원 사찰과의 형평성을 문제삼았다.
이어 “아무리 선거가 급하다 해도 지겨운 ‘전 정부 탓’과 음습한 정치공작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며 “국정원장과 민주당은 저급한 정치공세를 당장 멈추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