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거취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오늘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하고 “감사원장 임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임명권자, 감사원 구성원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최 원장은 “저는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우리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언제 정치에 입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오늘 사의를 표명하는 마당에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느냐’는 물음에도 “차차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앞서 최 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대선 출마’ 관련 질의에 “제 생각을 정리해 조만간 밝히겠다”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 원장 측근은 본지 통화에서 “최 원장이 지난 주말 정치 참여를 만류하고 있는 부친(최영섭 예비역 대령)을 찾아뵙고 자기 생각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최 예비역 대령은 6·25전쟁 때 대한해협 해전을 승리로 이끈 인물이다.
현 정권에서 임명된 최 원장 임기(4년)는 원래 내년 1월 1일까지이다. 그러나 최원장은 현 정부에서 탈법적 행정 사례가 이어진 데 문제의식을 느끼고 정치 참여를 고민하게 됐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최 원장의 한 지인은 “최 원장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특채 감사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여권 핵심부의 반발을 보면서 ‘이러다가 법치가 무너질 수 있다’고 느꼈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정치 참여를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최 원장 정치 참여를 대체로 반기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 원장이 입당한다면 ‘대안 주자’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야권의 한 인사는 “최 원장이 감사원의 중립성 훼손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퇴 후 일정 기간 대외 활동을 자제할 것”이라면서 “다만 늦지 않은 시기에 대선 출마나 국민의힘 입당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안다”고 했다. 최 원장 주변 인사들은 “7월 중순쯤 정치적 진로에 대해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영세 의원과 정병국 인재영입위원장이 조만간 최 원장과의 만남을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최 원장을 향해 “구(舊)주류의 총아” “전형적인 태극기 부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