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시장과 기초단체장 2명, 지방의원 17명을 뽑는 재·보궐선거가 7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실시된다. 이번 선거 유권자는 총 1216만1624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이 넘는다. 더불어민주당이 이길 경우 2016년 총선 이후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 이어 전국 단위 선거 5연승을 기록하게 된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LH 사태’ 등을 거치며 상실한 국정운영 동력도 되살릴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이 승리할 경우 10년 만에 서울을 탈환하게 된다. 연패를 거듭했던 야권은 이번 선거에서 이길 경우 “정권 교체의 서막”이라며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처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포함한 야권 재편을 모색할 전망이다.
선거 운동 마지막 날인 6일 민주당은 “야당이 이길 경우 과거로 후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3% 내외의 박빙 승부”라며 “내일 선거가 잘못되면 서울은 후퇴할 것”이라고 했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도 “지난 주말부터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며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면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가 민주당 전직 시장들의 성추행 때문에 치러지는 점을 강조하며 정권 심판을 주장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두 자리 숫자 차이로 이길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성폭력을 규탄하는 날”이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내가 잘나서 지지하는 게 아닌 줄 안다”며 “이번 선거가 치러지는 이유를 깨닫지 못하는 민주당이 정신 차리게 해달라”고 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김영춘 후보는 “실패한 대통령 참모 대신 부산 살릴 시장을 뽑아달라”고 했고,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이번 선거 의미를 생각하고 민심이 무섭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했다.
이번 선거는 울산 남구청장, 경남 의령군수 등 기초단체장 2명과 시·도의원 8명, 구·시·군 의원 9명도 선출한다. 지난 2∼3일 진행된 사전투표는 역대 재·보선 최고치인 20.5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여야 모두 최종 투표율이 50%가 넘으면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하고 있다.
朴 “민심의 바람이 바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4·7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유세로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광화문광장은 2016년 촛불 집회가 열렸던 곳이다. 박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거짓말’ 의혹을 거듭 제기하면서 “서울의 미래를 거짓말과 무책임에 다시 맡길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바람의 방향이 완전히 우리 쪽으로 변했다”고 했다. ‘오세훈 거짓말 심판론’을 내걸고 국민의힘이 집권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반대했던 유권자들을 결집해 승리하겠다는 뜻이다. 박 후보가 이날 새벽 일명 ‘노회찬 버스’로 불리는 6411번 노선버스를 타고 선거운동을 시작한 것도, 반(反)국민의힘 성향 유권자를 최대한 자기 쪽으로 끌고 오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서대문 홍제역, 은평구 연신내역, 영등포 여의도역, 홍익대 인근을 돌며 유세를 벌였다. 박 후보는 유세와 기자회견에서 오 후보를 겨냥해 “거짓이 난무하는 세상을 용인할 수 없다”고 했다. 오 후보가 처가의 ‘내곡동 땅’ 의혹과 관련해 여러 차례 해명이 바뀌는 등 거짓말을 했다는 주장이었다. 박 후보는 오 후보가 이명박 정부 시절 서울시장을 지낸 점을 겨냥해 “이명박 시대를 통해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결국 종착지는 후퇴, 후회, 절망”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광화문 유세에서 “오세훈 시장, 이명박 대통령 시절 광화문·시청 앞 광장 하면 물대포가 생각난다”면서 “다시 물대포가 뿌려지는 서울시를 원하느냐”고 했다. 이낙연 상임 선거대책위원장도 지원 유세에서 “내일 선거가 잘못되면 특권 누리고 돈을 탐하던 사람들이 다시 득세할지 모른다”고 했다. 오 후보를 ‘거짓’ ‘탐욕’ ‘과거’를 상징하는 인물로 공격한 것이다.
박 후보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에게 열세를 보였다. 그러나 박 후보는 이날 “현장에선 ‘정권 심판론’이 ‘오세훈 심판론’으로 바뀌고 있다”며 “지금 판세는 예측 불허”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심의 바람이 변하고 있다. 제 마음속의 판세는 반드시 승리한다”라고 했다. 부동산 실정(失政)에 성난 민심으로 고전했지만, 지난 2~3일 사전투표를 거치면서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것이다. 이낙연 위원장은 “3% 내외의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며 “이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 무관심하거나 냉담한 ‘샤이(shy) 진보’ 유권자의 투표를 독려하는 데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작년 4월 총선 때 서울에서 얻은 305만여 표의 약 70%인 210만 표만 확보하면 승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투표율 50%를 가정하면 서울 전체 유권자 842만명의 절반인 420여만명이 투표를 하게 돼, 210만 표 이상만 얻으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서울 지역 국회의원과 구청장·시의회의 절대다수를 장악한 민주당의 조직력을 총동원한 만큼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吳 “서울의 심장 다시 뛰게할 것”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6일 마지막 유세에서 “대한민국 심장, 서울이 다시 뛰도록 뼈가 가루가 될 때까지 뛰겠다”고 했다. 집권 세력에 등 돌린 청년들에게는 “제가 잘나서, 국민의힘이 달라져서 지지해주는 것이 아니란 점은 잘 안다”며 고개를 숙였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저는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위선에 지쳐서 오세훈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다’는 청년들 목소리가 두렵다”며 “반드시 공정한 서울시를 만들어 보이겠다”고 했다. 또 “한 표 한 표가 합쳐지면 회초리가 몽둥이가 된다. 문재인 정부가 정신이 번쩍 들도록 표(票)라는 몽둥이로 심판해달라”면서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기도 했다.
현 정권의 실정(失政)을 불공정, 분열의 정치, 세금 낭비로 나눠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청년들의 손을 잡고 유세차에 올라 “제가 당선되어 박원순 전 시장의 권력형 성추행 피해자가 업무에 열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현장의 중·장년층에게는 “자녀, 손자·손녀분들과 함께 투표장 나가셔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광진구 출근길 유세부터 중랑, 노원, 강북, 성북, 종로, 은평, 서대문, 중구까지 강북 9구(區)를 주파하는 총력전에 나섰다. 마지막 유세지는 청년층 유동 인구가 많은 신촌역으로 택했다. 정권에 실망한 2030 세대의 표심을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승부처로 본 것이다. 앞선 유세 과정에서 오 후보는 “정말 꿈꾸는 것 같다. 우리 당이 언제 이렇게 20대를 전면에 내세워 선거 치를 수가 있었느냐”며 울먹이기도 했다.
신촌 유세에는 야권 단일화 경선에 나섰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국민의힘 나경원·오신환 전 의원뿐만 아니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유승민 전 의원이 모두 집결했다. 유세차에 오른 안 대표가 “시민들이 ‘야당에서 맡으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체감할 수 있도록 유능함을 보여달라”고 하자, 오 후보는 “안 대표와 공존의 정치가 가능하다는 것을 시민들께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판세를 3%포인트 박빙 승부로 예측한 데 대해 “희망 사항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현장 민심은 정권의 경제 파탄, 부동산 파탄, 위선, 내로남불에 대해 거의 봉기 수준”이라면서 “오 후보가 최소한 15%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이길 것”이라고 했다. 김종인 위원장도 유세 현장에서 “(박 후보와의 격차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두 자리 숫자는 나온다는 생각”이라면서 “압도적인 표 차로 오 후보를 당선시켜 주시면, 그걸 바탕으로 내년 대선에서 혼란에 빠진 나라를 정상으로 회복시키겠다”고 했다.
관건은 투표율이다. 국민의힘은 중도층 표심이 유의미하게 반영되는 ‘투표율 50%’ 돌파 여부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앞선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 투표율은 21.95%였다. 국민의힘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투표율 50%가 넘어서면 민주당의 조직력이 무력화될 것으로 본다”면서 “투표율이 55~60%까지 올라서면 오 후보가 정권 심판으로 볼 만한 큰 격차의 득표율을 얻을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