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초중고는 이번 가을 학기부터 ‘인공지능(AI) 커리큘럼’을 전면 도입했다. AI 교육을 연간 8시간 이상 편성해야 한다. 베이징시교육위원회는 학생·교사·AI 사이의 ‘3각 학습 모델’을 만들겠다고 설명한다. 베이징만이 아니다. 광둥성에서는 단계적 AI 교육과정을 구축했다. 초등학생은 머신러닝 기초, 중학생은 알고리즘과 데이터 처리, 고등학생은 딥러닝을 배운다. 이 밖에도 중국 주요 도시에서는 학생별 AI 실습 성과를 학생부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AI 교육은 화이진펑 교육부 장관이 맨 앞에서 이끈다. 화이 장관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때 “올해 ‘AI 교육 백서’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 백서에는 학교에서 딥시크나 휴머노이드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AR(증강 현실) 교실을 어떻게 마련하게 되는지 등이 망라될 예정이다.
화이 장관은 ‘실전형 기술 리더’다. 컴퓨터공학으로 지린대 학사, 하얼빈공대 석사를 거쳐 중국 우주항공 분야 본산인 베이징항공우주대학에서 소프트웨어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 과학계 최고 권위인 중국과학원 원사 호칭을 받았고, 6년간 베이징항공우주대학 총장도 지냈다. 걸어온 길을 보면 과학기술부 장관에 어울리지만, 공산당은 그에게 2021년부터 교육부 장관을 맡기고 있다. 요즘 중국이 어떻게 미래를 설계하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용인술이다.
AI 시대가 도래한다고 해서 교육부 장관에 꼭 과학기술인을 기용해야 할 필요는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선진국들이 ‘인재 양성 전쟁’에 돌입해 있기 때문에 최소한 미래 지향적인 자질은 갖춰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변화, 혁신, 미래와 같은 키워드와는 거리가 먼 ‘과거형’ 인물이다. 국어 교사였던 그는 1970년대에는 긴급조치 위반으로 제적됐고, 1980년대에는 전교조 결성을 주도했다. 노무현재단의 지역 대표를 오래 맡기도 했다. 운동권 세계의 ‘훈장’을 주렁주렁 달고 있으니 민주당 정부가 발탁한 이유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는 AI나 초혁신과의 연결고리는 도통 보이지 않는다. 교육은 미래 설계나 경제성장과 무관한 영역이라는 것일까.
최 후보자는 음주 운전으로 구설에 올랐다. 소셜미디어에서 천안함을 둘러싼 음모론에 공감하고, 박정희·박근혜 부녀에게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편향돼 있고, 품위도 떨어진다. 이처럼 품성이 수준 이하라는 지적이 쏟아지는 사이 ‘미래형 인재 양성’이라는 국가적 대업을 수행할 만한 자질이 부족하다는 본질적 흠결이 가려지는 것 같다. 최 후보자가 AI 교육을 이야기할 경우 화이 장관처럼 말에 무게가 실릴 수 있을까? 이런 차이가 나중에 양국의 기술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기술 발전 속도로는 한국이 중국보다 이미 뒤처진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