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두드러지는 정치 현상은 악재가 속출하는데 정권 지지율은 더 올라가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병기 전 민주당 원내대표의 온갖 의혹, 대통령이 지명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갖은 의혹은 매일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으면 이상할 지경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고 도리어 더 오르기도 한다. 지금 60%대 지지율은 세계 민주 국가 중에서 이 대통령밖에 없을 것이다.
김병기 전 대표가 민주당에서 제명됐다는 소식에 근래에 민주당에서 비리 문제로 탈당했거나 제명된 의원들을 떠올려 봤다. 과거 이 대통령이 단식할 때 이불을 덮어준 강선우 의원은 공천 뒷돈을 받았다가 탈당하고 제명됐다. 이춘석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식 차명 거래를 하다 들켜 탈당했다. 윤관석, 이성만 의원은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탈당했다. 임종성 의원은 뇌물 수수로 구속됐다. 윤미향 의원은 위안부 후원금 횡령으로 유죄가 됐고 부동산 의혹으로 양이원영 의원과 함께 제명됐다.
이태원 참사를 다루는 국회 상임위 회의장에서 코인 거래를 하다 들켜 탈당했던 김남국 전 의원은 청와대 비서관이 된 뒤 국회 회의장에서 인사 청탁을 받고 ‘현지 누나’를 찾다가 또 들켜 또 해임됐다. 돈 문제만이 아니다. 장경태 의원은 성추행 문제로 맞고소 상태에 있고 박완주 의원은 보좌진을 성추행했다가 징역형 선고를 받았다. 일반적인 정당이라면 이쯤 되면 “큰 위기”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데 민주당은 승승장구한다.
검찰이 대장동 사건 항소를 포기한 것은 이 대통령과 직접 관련된 의혹이다. 항소를 포기해 대장동 일당이 수천억 원을 챙길 수 있게 해주고 그들의 입을 막으려는 것이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상당히 악성 내용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 지지율은 변함없거나 오른다.
이 정권이 검찰을 없앤 데 이어 법원행정처까지 없애려는 것, 대법관을 대폭 늘려 대법원을 장악하려는 것, 사실상 민주당 영향권 아래에 내란 전담 재판부를 설치한다는 것, 사람 한 명 축출한다고 방통위 조직을 바꾼 것, 민간 방송 사장을 강제 교체하는 법을 만든 것, 마음에 안 드는 판검사를 법 왜곡죄로 처벌한다는 것, 계엄 부역자를 찾는다며 공무원들 휴대폰을 조사하고 서로 고발하게 한 것, 누가 봐도 지방선거용인 특검을 또 한다는 것 등 지나친 행태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도 정권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지금 민주당은 쉽게 말해 쿠팡과 같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쿠팡이 3700만여 고객의 정보가 털리게 만들고 여러 갑질 의혹과 국회에서 오만한 태도 등 악재가 연이어졌지만 활성 이용자 수는 줄지 않고 있다고 한다. 사고 전 하루 1600만명 정도가 지금은 1570만명 안팎이라니 사실상 차이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을 독점한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옮겨갈 곳이 마땅치 않다. 민주당이 한국 정치 시장에서 바로 쿠팡과 같은 독점의 위치에 올랐고, 그것이 어떤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권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민주당의 정치 시장 독점은 크게 두 기둥으로 받쳐지고 있다. 하나는 민주당의 득표 기반인 ‘지역+4050세대+여성+피해의식 계층’이다. 이들이 50% 안팎의 표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막판까지 지켰던 40%대 지지율도 이들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국민의힘이 대안(代案)으로 전혀 인식되지 못하는 ‘대안 완전 부재’ 상황이다.
민주당의 득표 기반이 튼튼하지만 늘 선거에서 이긴 것은 아니다. 지난 10년간 전국 선거에서 민주당은 2패(6승)도 기록했다. 하지만 계엄이 상황을 바꿔 놓았다. 모래와 자갈, 시멘트가 섞여 있던 민주당 지지세에 계엄이란 물이 부어져 콘크리트가 됐다. 민주당 지지층은 이제 웬만한 악재가 터져도 지지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다. 국힘은 대규모 적자를 보았는데도 기존 소비자들까지 내쫓는 기업 같다. 민주당 정치 시장 독점의 조건이 다 갖춰진 것이다.
민주당이 검찰을 없애고 만든다는 중수청은 행안부 장관이 지휘한다. 행안부 장관은 수사관 파면 권한까지 있으니 정권이 수사기관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다. 누가 “민주당은 야당이 되면 어쩌려고 저러나”라고 했더니 옆 사람이 “민주당은 야당이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요즘은 6개월 뒤 지방선거가 어떻게 될지 묻는 사람조차 줄었다. 승패가 뻔하다고 보는 것이다. 민주당은 시장 독점인 데다 선거용 마케팅 전술 전략까지 뛰어나다. 민주당이 지금 국힘 입장이었으면 벌써 오세훈·이준석·한동훈·유승민 등이 어깨를 걸고 나왔다. 지금 국힘에선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다.
민주당은 독점에서 나아가 정치 ‘재벌’이 되고 있다. 대주주가 운동권 한 집안에서 세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운동권이 아니지만 운동권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민주당을 이끌려면 운동권처럼 해야 한다. 독점 재벌이 지배하는 시장에서 소비자는 좋은 대접을 받기 어렵다. 독점이 강할수록 더 그렇다. 재벌의 특성상 일시적 피해가 아닌 장기적 구조적 피해가 된다. 시장의 진리다. 거기에 정치도 예외가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