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에서 환자들이 상담을 받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장련성 기자

미국의사협회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의 30~70%가 후유증으로 후각·미각 상실을 호소하고 있다고 추정하는 가운데 그 이유가 뇌 손상 때문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병리학과 연구팀은 코로나로 사망한 환자 23명을 부검한 결과, 뇌 손상에 따른 후각 이상의 증거를 발견했다는 연구를 11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코로나로 사망한 23명과 대조군 14명을 모집해 뇌 기저부에 있는 후각 영역 조직을 채취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 사망자는 뇌의 후각 영역에 축삭돌기(신경세포 흥분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긴 돌기)가 훨씬 적은 것을 발견했다. 또 미세혈관(작고 얇은 혈관)에도 상당한 이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신경·혈관 손상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환자 후각구에서 코로나 입자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후각에 바로 영향을 미친다기보다, 코로나 감염으로 유발된 염증에 의해 뉴런이 손상되고 축삭돌기 수가 감소돼 후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경향은 나이 등 기타 요인을 모두 제외해도 매우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로나 후유증이 확산하면서 영국·미국 등 세계 주요국에선 후유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학술지 네이처는 최근 영국에서 ‘힐-코비드’라는 후유증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고, 미 시카고대가 코로나 후유증 중 하나인 ‘폐 섬유증(폐 조직이 굳어서 호흡 장애를 일으키는 것)’을 막아주는 면역 억제제를 시험 중이란 내용을 실었다. 이 외에도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와 ‘몰누피라비르’가 후유증 치료에도 영향을 주는지 6개월간 추적 관찰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연구진은 후유증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으로 백신 접종을 꼽고 있지만, 막상 치료 단계에서 어떤 방법을 사용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코로나 후유증 강도가 코로나 감염 시 증상의 강도와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에 걸렸을 때 별로 아프지 않았어도 격리 해제된 이후 후유증으로 더 심각한 증상을 겪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후유증 치료 전문가 샬롯 서머스는 “코로나 후유증은 모두가 집중해야 할 긴급한 건강 문제”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특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