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가 끝나도 빠르면 6개월 내에 또 다른 변이가 창궐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감염병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됐다. 인수(人獸) 공통 감염병인 코로나 바이러스가 장기간에 걸쳐 동물과 사람을 오가며 재조합될 경우에는 델타나 오미크론보다 훨씬 치명적인 변이가 출현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22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센터 앞에서 입국자가 대기하고 있다. 이날 방역당국이 스텔스 오미크론(BA2) 변이 유행과 관련 전세계 발생의 60%를 점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1

김우주 대한백신학회 회장은 27일 “지난 2년 3개월간 알파~델타와 오미크론까지 총 5개의 변이가 5~6개월 간격으로 나타났다”며 “올여름이든 가을이든 언젠가 또 다른 변이가 올 것”이라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분류한 델타나 오미크론급의 ‘주요 변이’(VOC·Variant of Concern)가 새롭게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앞으로 (코로나의) 반복적인 재유행은 피할 수 없다”며 “새 변이의 등장 시점은 생각보다 빠를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사망자 등 피해 규모는 새 변이가 어떤 특성을 갖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코로나를 포함한 모든 바이러스는 숙주의 몸속에서 유전정보가 담긴 DNA나 RNA를 무한 복제하는데, 그 과정에서 ‘실수’로 일부 정보를 잘못 복제해 변이를 일으킨다. 통상 변이가 거듭될수록 숙주를 죽이는 치명률은 내려가고 전파력은 올라간다. 하지만 의료 부하가 과도하게 높아지면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오미크론은 델타 변이보다 치명률은 낮지만 3~4배의 사망자를 냈다.

또 전문가들은 “향후 10년간을 전후해 기존 코로나보다 훨씬 큰 위험도 찾아올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김우주 교수는 “사슴이나 밍크 등 코로나에 감염된 야생동물의 몸 안에서 사람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동시 감염돼 재조합되면 큰 변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2003년 나타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2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이 이와 비슷하다. 이때는 기존 백신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의료 등 시스템을 정비해둬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해외에서도 유사한 경고가 잇따랐다. 영국 정부 최고 의료 책임자 크리스 위티 박사는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오미크론보다 심한 변이가 앞으로 2년 내 출현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