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한 달 만에 사실상 후퇴 결정을 내렸다. 폭증하는 코로나 확진자를 막기 위해, 목욕탕이나 노래방 등 일부 감염 위험 시설에 들어갈 때 필요한 ‘방역 패스’(접종 증명·음성 확인)를 식당·카페, 학원, PC방 등 다른 실내 다중 이용 시설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2월부터는 12~18세 청소년에게도 방역 패스를 적용한다. 오는 6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4주 동안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적 모임 최다 허용 인원도 각각 6명과 8명으로 현행(10명, 12명)보다 4명씩 줄이는 것으로 확정됐다.
방역 당국은 3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코로나 특별 방역 대책 추가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특별 방역 점검 회의를 주재하며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 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는데, 나흘 만에 후퇴한 셈이다.
방역 당국은 최근 델타 변이에 의한 감염 폭증 상황과 국내에 유입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 등을 이유로 들었다. 3일 0시 기준 중증 환자는 736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또 경신했고,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8.1%로 사실상 바닥난 상태다. 감염병 특성상 한번 확산의 불이 붙으면 ‘n차 감염’을 통해 걷잡기 어려울 정도로 번지는데,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감염력이 더 크기 때문에 시급히 대응할 필요가 생겼다는 것이다.
강화된 사적 모임 인원 제한과 방역 패스는 오는 6일부터 적용된다. 정부는 이 가운데 방역 패스에 대해선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1주 계도 기간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과태료 부과 등 벌칙 적용은 오는 13일부터 하겠다는 것이다. 방역 당국은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 제한도 검토했으나 “민생 경제와 생업 시설 애로를 고려해 이번에는 제외했다”면서 “향후 방역 상황이 악화하면 추가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뒷북 조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구글 이동량 데이터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시작 즈음인 지난달 4일엔 코로나 유행 이전(작년 2월)과 비교해 이동량이 15%까지 늘었는데 지난달 27일엔 10% 수준으로 5%포인트 줄었다. 국민이 먼저 조심하고 있는데 정부가 뒤늦게 방역 강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방역패스
백신 접종 완료자와 미접종자 중 PCR 음성 확인자, 의학적 사유로 백신 접종이 어려운 사람, 특정 연령 이하 청소년 등에 대해서만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허용하는 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