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발표된 정부 방역 강화 조치의 핵심은 ‘방역패스(접종 증명·음성 확인)’ 적용의 대폭 확대다. 식당·카페 등 방역패스를 제시해야 들어갈 수 있는 시설을 대폭 늘리고,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12~18세)까지 방역패스 대상에 새로 포함했다. 정부가 방역패스 적용을 확대하면서 내세운 명분은 ‘미접종자 보호’다. “현재 발생하는 중증 환자와 사망자의 절반가량이 미접종자”이기 때문에 “방역패스 확대는 감염 확산과 중환자·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상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것” “미접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차별적 정책”이라는 불만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식당·카페는 방역패스, 백화점은 제외
오는 6일부터 방역패스를 제시해야 입장이 허용되는 곳은 식당·카페,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도서관, 영화관·공연장, PC방·멀티방, 박물관·미술관·과학관, 파티룸, 마사지·안마소 등<그래픽>이다. 지금까지는 실내체육시설,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등 일부 시설에만 방역패스가 적용됐는데 이번에 크게 불어난 것이다.
이번 조치는 일주일 동안(6~12일) 계도 기간을 거치고, 실제 어겼을 때 벌칙이 주어지는 건 13일 0시부터다. 또 사적 모임 허용 인원 강화(수도권 6명·비수도권 8명)는 오는 6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4주간 한시적으로 적용되지만, 방역패스 강화 정책은 앞으로 계속 시행되고 “방역 상황에 따라 유지·강화될 수 있다”고 방역 당국은 밝혔다.
비교적 많은 사람이 찾지만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는 시설도 있다. 결혼식장, 장례식장, 놀이공원·워터파크 같은 유원 시설, 상점·마트·백화점, 키즈카페 등이다. 일각에선 “도서관이나 학원에 공부하러 갈 땐 방역패스를 요구하고, 놀이공원에 놀러 갈 땐 없어도 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방역 당국은 “시설이 개방돼 출입 관리가 용이하지 않거나, 시설 특수성으로 인해 모임·행사 기준을 잡기 어려운 경우엔 방역패스 의무 적용에서 제외했다”고 했다. 하지만 PC방, 멀티방 등은 방역패스를 적용하고 오락실은 제외하는 등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역패스는 크게 4가지 방식이 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접종증명서, 완치자는 격리해제 증명서, 미접종자는 PCR검사로 음성확인서 받기, 백신을 맞을 수 없다는 의사 소견서 등 예외확인서 제출 등<그래픽>이다. 특히 식당·카페에 들어갈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한 명’은 방역패스를 인정해 사적 모임 제한 인원에서 제외된다. 예컨대 미접종자 한 명이 ‘혼밥’을 하거나, 미접종자가 한 명만 있을 땐 다른 접종 완료자 동료들과 어울려 먹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만약 수도권 식사 모임 6명 중에 3명이 미접종자라면 2명은 반드시 음성 PCR 확인서나 격리해제증명서 등을 보여줘야 하고, 나머지 1명은 이 같은 증빙을 하지 않아도 예외 적용을 받아 총 6명이 식사할 수 있다.
방역패스가 적용되는 다중이용시설 중 미접종자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식당·카페가 유일하다. 식사를 위해 꼭 이용해야 하는 시설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방역패스 적용 시설이던 유흥 시설은 백신 접종 완료자나 코로나 완치자만 입장할 수 있고, 미접종자가 PCR 음성 확인서를 내도 들어갈 수 없도록 보다 까다롭게 규제한다.
◇”청소년에게 백신 강제, 괜찮나”
내년 2월부터는 성인 위주로 적용하던 방역패스 대상에 만 12~18세 청소년도 포함한다. 화이자 백신 접종 간격 3주와 항체가 형성되는 기간 2주 등을 감안해 두 달 정도의 유예 기간을 두고 10대 청소년에게도 백신패스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세 이하 확진자가 (전체 확진자의) 2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며 “청소년 감염 확산을 차단하고 대면 수업 등으로 학교를 정상 운영하기 위해 방역패스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원, 독서실 이용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건 사실상 ‘백신 접종 강제’라는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최재욱 고려대의대 교수는 “청소년들에게 백신 효과를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작용을 걱정하는 부모들을 위해 접종 부작용에 대한 인과관계를 완화하고 보상 체계를 강화한 뒤 접종을 권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