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고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24일 하루 확진자 규모가 3000명을 처음 넘어섰다. 25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중구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하루 확진자가 3273명으로 역대 최다(最多)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방역 당국이 다음 주에도 3000명대 이상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1~2주 동안은 확진자가 크게 늘 수 있으니, 적어도 2주 정도는 사적 모임을 가능한 한 취소·연기해 달라는 게 방역 당국 당부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5일 브리핑에서 “추석 연휴에 인구 이동량이 두드러지게 증가해 지난 4차 유행 시기 시작 이전 수준보다 이동량이 훨씬 증가한 양상”이라며 “다음 주에도 3000명대 이상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23~24일 연일 확진자가 폭증한 이유는, 전파력이 센 ‘델타(인도발) 변이’ 유행이 지속된데다, 추석을 계기로 인구 이동이 크게 늘어 사람 간 접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구글 이동량 분석(식당·카페·놀이시설 등)에 따르면, 추석 연휴 초반인 19일 현재 이동량은 코로나 유행 직전인 작년 1월과 비교해 12.0%까지 상승한 상태다. 이동량이 늘고 사람 간 접촉이 많을수록 감염 확산은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동량이 자꾸 늘어 확산세가 계속 심화될 공산이 크다는 게 방역 당국 설명이다.

문제는 다음 주에도 3000명대 이상 확진자가 계속될 경우, 의료 대응 여력이 임계치에 다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정 청장은 “현재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한 명이 몇 명까지 감염시키는지 따지는지표)가 1.03이고, 9월 초 거리두기를 조정하면서 사적 모임의 (허용) 규모를 확대하면서, 현재 추세라고 하면 (다음 주에도) 3000명대 이상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백신 접종자가 늘어 확진자가 증가해도 중증 환자 발생은 크게 불지 않았지만, 전체 확진자 규모가 큰 폭으로 늘면 중증 환자도 함께 늘 수밖에 없어 의료 대응 여력에도 ‘빨간 불’이 켜질 수 있다. 정 청장은 “현재는 2500명 내외의 (확진자) 발생에 대해서는 대응할 수 있지만, 확진자가 증가 하게 되면 (증증 환자 규모도) 뒤따라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확진자의 통제가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현재는 하루 신규 확진자 2500~3000명 수준으로는 1~2주 정도까지 대응할 수 있는 병상 여력을 가졌다는 게 방역 당국 설명이다.

확진자가 불어나면서 이른바 ‘위드 코로나(With Corona·코로나와 함께 살아가기)’ 시행 시점도 뒤로 밀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다만 “단계적 일상 회복 시기는 10월 말까지 국민 70%가 2차 접종을 모두 완료하고 어느 정도 면역이 형성되는 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문제”라는 설명이다.

하루 3000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지만, 방역 당국도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정 청장은 “적어도 최소 2주간은 사적 모임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달라”면서 “특히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다중이용시설의 이용은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 환기 등 개인위생,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