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0시 기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확진자는 811명 발생했다. 1주일 전인 12일 775명과 견주어 되레 36명 늘었다. 문제는 12일부터 수도권 지역에 ‘새 거리 두기 4단계’란 초고강도 방역 조치가 내려졌다는 점이다. 당시 방역 당국은 수도권 지역에 오후 6시를 넘으면 3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거리 두기 4단계 조치를 내리면서 “2주만 참아 달라”고 했다. 그런데 반환점인 1주일이 흘렀는데 방역 강화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수도권 증가세도 멈추지 않았는데 비수도권 증가세가 밀려들어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19일 0시 기준 비수도권 확진자는 397명으로 1주 전 228명보다 74% 늘었다.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감염력이 센 ‘델타(인도발) 변이’는 하루가 다르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달 25일까지로 예정된 수도권 지역 4단계 조치를 연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높아지고 있다.
◇”2주 뒤엔 확산세 꺾겠다”고 했는데...
지난 9일 수도권 4단계 조치를 선언하면서 당국은 “2주 동안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이 확산세를 꺾을 수 있다고 생각” “충분히 확산세가 꺾일 수 있을 것”이라는 장담을 내비쳤다. 그런데 그 뒤 양상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수도권 확진자는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대신 비수도권 확진자가 7월 1주 차(4~10일) 193명(국내 전체 확진자 중 19.5%)에서 2주 차(11~17일)엔 358명(26.6%)으로 불어났다. 여기엔 전파력 센 ‘델타 변이’가 촉매제 역할로 작용하고 있다. 델타 변이 검출률은 7월 1주 차 23.3%에서 2주 차 33.9%로 10.6%포인트 올랐다. 델타 변이 감염자 수(국내 발생 기준)도 이 기간 250명에서 719명으로 2.9배로 뛰었다. 더구나 델타 변이 유행이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구석구석으로 번지고 있다는 게 고민이다. 확진자 1명이 몇 명까지 전파하는지를 따지는 ‘감염재생산지수’도 7월 1주 차 1.24에서 2주 차 1.32로 커지면서 ‘4차 대유행' 파고가 잦아질 수 있느냐는 회의가 밀려들고 있다.
이근화 한양대의대 교수는 “”코로나 감염 잠복기 등을 감안하면, 이번 주 중반 정도까지는 추이를 더 관찰할 필요는 있겠다”면서도 “4차 대유행 확산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엔 결국 백신 접종률을 하루라도 빨리 높이는 것 외엔 남은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1차 백신 접종률은 지난 12일 30.4%에서 19일 31.4%로 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근시안적 방역 조치… 출구 전략 있나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근시안적인 방역 당국 태도가 사태를 못 잡고 있다고 봤다. 방역 조치는 ‘한 발 빨리’ 해야 하는데, 번번이 ‘한 발 늦게’ 해왔다는 지적이다. 비수도권 사적 모임 규제도 휴가철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하자 그제서야 검토했고, 인도·인도네시아 등 델타 변이 유행국 입국자들에 대한 격리 면제 예외 방안 역시 계속 주저하다 이달 1일부터서야 뒤늦게 단행했다.
더 큰 문제는 이제 남은 카드가 없다는 데 있다. 거리 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에서 확산 불길이 잡히지 않으면 그다음 ‘출구 전략’은 뭐냐는 질문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4단계 연장 가능성은) 이번 주 상황을 보고 평가할 예정”이라고만 했다. 앞서 2주마다 기존 방역 단계를 연장하며 ‘희망 고문’을 이어왔는데, 이번에도 또 그래야 하느냐는 불만이 커지는 분위기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근본적으로 현행 거리 두기 단계는 방역 관리에 적합하지 않다”며 “‘비수도권 5인 이상 금지’ 등 예외 조항을 매번 내놓을 게 아니라 거리 두기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