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온라인 예배 - 수도권 거리 두기 4단계 조치가 내려진 후 첫 일요일인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비대면 온라인으로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수도권발 ‘4차 대유행’ 불길이 비(非)수도권까지 옮겨붙으며 국내 전체 확진자 가운데 비수도권 비율이 30%를 넘어섰다. 비수도권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충청권 지역의 경우 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는 이미 가동률(입소 가능한 숫자 대비 현재 인원)이 90%를 넘어서 만실(滿室)이 임박했다. 의료 현장에서는 “3차 대유행 때 겪었던 ‘병상 부족’ 사태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방 환자 비율 2배… “병상, 간당간당”

비수도권 확진자가 전체 국내 확진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빠르게 상승 중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 15.2%까지 떨어졌던 비수도권 환자 비율은 17일(18일 0시 기준)엔 31.6%로 올랐다. 불과 열흘 남짓 동안 2배로 상승한 것이다.

비수도권 확진자 비율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수도권에 새 거리 두기 4단계로 고강도 방역 수칙이 적용되자 상대적으로 방역이 느슨했던 지방으로 여름휴가를 가면서 생긴 ‘풍선 효과’로 분석된다. 강원 지역 해수욕장이 모두 문을 연 뒤 첫 주말이던 17일 하루 동해안 해수욕장 82곳엔 피서객 총 9만1160여 명이 방문했다. 수도권 방역을 옥죄는 가운데, 밀물처럼 피서객이 지방으로 몰린 것이다.

주말인 17일에도 확진자가 1454명 발생했다. 18일도 오후 11시 현재 1220명을 넘겼고 중증 환자도 덩달아 증가 추세다. 6월 이후 140명 안팎으로 유지되던 중증 환자는 지난 13일 163명, 16~17일엔 각각 185명과 187명으로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더구나 수도권 지역 고강도 방역 강화에도 불구하고 주간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한 명이 몇 명까지 옮기는지 나타내는 지표)는 7월 2주 차(7월 11~17일) 1.32를 기록, 6월 5주 차(1.20)·7월 1주 차(1.24)에 이어 더 높아지고 있다. 감염이 더 많이 확산하고 있다는 뜻이다.

병상 상황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방역 당국 집계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전국 평균 생활치료센터의 가동률은 66.4%인데 비수도권 중에선 충청권(92.4%)·경북권(82.5%)·경남권(76.7%) 등이 수용 가능 규모의 턱밑까지 이른 상황이다. 의료 현장에선 병상이 이미 “간당간당한 상태”란 말이 나온다. 중증 환자 전담 병상도 현재 806개 중 260개만 쓰고 있어서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현장에선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오늘(18일) 아침 인천 지역 우리 병원 코로나 환자 60명 중에 서울·경기 환자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안다”며 “병상이 비어 있어도 돌볼 의료진이 부족한 서울·경기 지역 환자가 인천까지 넘어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비수도권까지 사적 모임 4인까지로

비수도권 감염 확산 속도가 심상치 않자, 정부는 19일부터 2주 동안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사적 모임은 4명까지만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사적 모임’ 기준만 통일해서 적용하는 것일 뿐 거리 두기 단계나 예방접종 완료자 인센티브 등과 같은 세부 사항은 지자체별로 자율적으로 조정<표>된다. 예컨대 19일부터 3단계 지역인 제주도에 피서 가는 사람들은 백신 접종 완료자가 포함됐더라도 4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4단계 지역인 강원도 강릉은 더 엄격한 조치가 적용된다. 이 지역에선 해수욕장에서든 실내 숙박 장소 안에서든 오후 6시를 넘기면 3인 이상 모일 수 없다.

일부 국민들 사이에선 “여러 장소를 들릴 경우 거리 두기 단계도 제각각이고, 예방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 적용 여부도 다 달라 너무 헛갈린다”는 소리가 나온다.

비수도권에 대한 방역 강화 조치가 너무 늦었다는 전문가 지적도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이미 지방에서 N차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보여 확산세가 여전한 수도권을 합해 이번 주 중반 1700~1800명대 확진자가 예상된다”며 “여름휴가철에 백신 접종도 더딘 상태라 뾰족한 수가 없는데 비수도권 방역 강화에 대한 정부의 결단이 늦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