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코로나 확진자는 1600명으로 전날(1615명)에 이어 연이틀 1600명대를 기록했다. 15일에도 오후 6시까지 1192명이 나와 9일 연속 1000명대를 기록하게 됐다. 비수도권 확진자는 작년 초 대구를 중심으로 ‘1차 대유행’이 발생한 이후 처음 400명대로 진입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감염이 동시 확산하고 있다.
이번 ‘4차 대유행’ 추이를 연령대별로 분석해보니, 최근 2주 사이 수도권 지역 40~50대 중·장년층 확진자가 20~30대 못지않게 빨리 불어났다. 방역 당국이 2030세대를 주요 방역 관리 대상으로 삼은 건 잘못된 진단과 처방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특정 연령대가 아닌 백신을 아직 접종받지 않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방역 관리망을 넓히고, 50대 이하 백신 접종을 더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장년층 확진 속도 2030과 비슷
국회 보건복지위 서정숙 의원실이 보건 당국에서 받은 ‘전국·수도권 연령별 확진자 추이’ 자료에 따르면, 20대 청년층이 전(全) 연령층에서 가장 빠르게 확진자가 불어난 점은 확인됐다. 다만 다른 연령층도 골고루 확산세가 늘었다. 수도권 지역에서 20대는 6월 20~26일 확진자가 총 505명에서 지난주(7월 4~10일)엔 1335명으로 2.64배가량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50대(2.43배)·40대(2.33배) 확산세는 20대보다 약간 낮았고, 30대(2.20배)와 견주면 오히려 빨랐다. 50대는 백신 접종률이 12일까지 12.3%로 30대(20.6%)보다 낮은 데다 사회 활동은 활발한 나이라 감염 확산 파장을 비켜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 방역 당국은 20~30대를 희생양으로 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일 방역 당국은 ‘수도권 방역 강화 추가 조치’를 통해 20~30대가 많이 모이는 강남스퀘어광장, 홍익문화공원 등에 임시 선별검사소를 운영하는 한편, 20~30대가 많이 출입하는 유흥 시설과 주점, 대학 기숙사, 노래방 등을 대상으로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젊은 층에선 “접종도 최후 순위로 밀려 억울한데, 감염자가 느니까 2030세대 탓을 하는 것이냐”는 불만이 터졌다.
서울 지역 직장인 이모(28)씨는 “4050 아저씨들도 식당에서 늦게까지 술 마시던데, 왜 ‘홍대 앞’만 저격하느냐”고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델타 변이는 50대 이하 활동량 많은 직장인들 사이 누구라도 가벼운 접촉으로 쉽게 확산이 된다”면서 “20~50대 직장인을 모두 방역 관리 대상으로 보고, 싱가포르처럼 강력한 재택근무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확산 불길 잡기는 더 까다로워
이번 ‘4차 대유행'은 작년 12월 말 ‘3차 대유행’과 견주어 볼 때 60세 이상 고령층이나 병원·요양병원과 같은 감염 취약 시설 입소자들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 사망자나 중증 환자 증가가 두드러지지 않다는 점이다. 다만 한 장소에서 큰 규모 집단감염이 일어나는 대신 일상 감염이 확산해 감염을 차단하기엔 더 까다롭게 됐다는 분석이 있다. 전엔 ‘큰불’만 끄면 화재가 잡혔는데, 이젠 ‘잔불’이 워낙 많아 고충이 더 많아진 셈이다.
실제로 3차 대유행 정점이던 작년 12월 24일 기준 2주간 발생한 확진자는 병원 및 요양 병원에서 10.3%(1442명), 지역 집단감염이 20.3%(2838명)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 14일 기준 2주간 확진자는 병원·요양 병원 0.3%(50명), 지역 집단감염 16.9%(2653명)였다. 대신 감염 경로 불명은 31.6%(4996명)로, 3차 대유행 정점 당시 27.2%보다 4.4%포인트 높아졌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미 지역사회 저변으로 코로나가 넓고 깊게 퍼지는 ‘일상 감염’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2030세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무차별 검사를 늘리는 것보다 경남 지역 특정 집단 등 선택과 집중에 따른 선별 검사를 확대하는 게 해결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