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가는가 했던 코로나가 다시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확진자 수는 6개월 만에 다시 1000명대를 넘어섰다. ‘4차 대유행’이 시작됐다는 신호라는 지적이다.

야간에도 붐비는 선별진료소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총 1천6명이다./연합뉴스

6일 방역 당국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현재 전국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1145명을 기록했다. 중간 집계만으로 역대 두 번째 규모였다. 일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긴 건 ‘3차 대유행’ 여파가 이어지던 올 1월 3일 1020명 이후 184일 만이다. 자정까지 집계되는 6일 확진자 전체 규모는 역대 최다인 작년 12월 24일(1240명) 수준에 육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확진자 폭증은 대부분 수도권발(發)이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서울은 568명 확진자가 나와 역대 최대치를 넘었다. 지금까지 가장 많았던 서울 확진자는 작년 12월 24일 552명이었다. 경기(350명)·인천(57명)까지 합친 오후 9시 기준 수도권 확진자는 975명. 최종 집계로 1000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점포 내 집단감염 확진자가 47명으로 늘자 오후 3시 조기 폐점하고 7~8일 임시 휴점을 결정했다. 육군 3사관학교에선 지난달 26일 백신 1차 접종자 500명 정도가 모여 ‘노 마스크’ 삼겹살 파티를 했던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고 있다.

방역 상황이 위태롭게 돌아가자 7일 발표 예정인 수도권 거리 두기 단계는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을 담은 새 거리 두기 3단계 적용 등을 채택할 가능성이 큰 상태다.

갑자기 확진자가 급증하는 데는 델타(인도형) 변이 바이러스를 비롯해 감염력이 센 변이 바이러스가 깔려 있다. 지난 한 주(6월 27일~7월 3일) 델타 변이 신규 감염자는 역학적 관련 사례를 포함하면 592건, 누적 951건에 달한다.

백신 접종이 최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점도 불안 요소다. 5일까지 인구 대비 접종률은 1차 기준 30.0%로 지난 2주 동안 0.8%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2차 포함 접종 완료자는 10.5%. 집단면역(인구 대비 70% 접종 완료)까진 갈 길이 멀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교수는 “백신 접종률이 전체 국민 대비 30% 정도에 머무르고 있어 감염력이 더 센 델타 변이 유행을 막지 못하고 있다”면서 “3차 대유행을 넘어서는 대유행이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조마조마했는데… 변·이·백·수가 코로나 확산 불붙였다

6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오후 9시 현재 1100명을 넘어서자 이번 ‘4차 대유행’ 파고가 더 높고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앞선 대유행과는 달리 이번 대유행은 더 빠르고 독한 변이 바이러스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이 지난주(6월 27일~7월 3일) 나온 코로나 감염자 중 649건을 분석해 보니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이 50.1%로 집계됐다. 최근 국내 코로나 확진자 중 절반이 변이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델타 변이 1000건 육박

인도에서 하루 확진자 40만명이란 ‘코로나 악몽’을 겪게 한 델타 변이도 국내에 상륙한 뒤 빠르게 확산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껏 델타 변이 감염자(역학적 관련 포함)는 누적 총 951건까지 불어난 상태. 그런데 최근 변이 검출률이 50%까지 급등하면서 앞으로 변이 확진자 규모가 폭증할 공산이 크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 진단·분석에 걸리는 기간이나 그 결과를 집계해 발표하는 시간적 격차가 몇 주 걸리기 때문에 현재 우리 사회 델타 변이는 이미 광범위하게 퍼졌을 것으로 예상한다. 델타 변이는 알파(영국발) 변이보다는 전파력이 1.6배, 입원율은 2.26배 높다.

델타 변이를 매개로 한 집단감염이 쉴 새 없이 터지는 상황도 우려를 낳는다. 지난달 19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음식점에서 모임을 한 원어민 강사들로부터 시작한 집단감염에서도 델타 변이가 확인됐다. 서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선 지난 4일 직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후 6일 오후 6시까지 확진자가 47명으로 불었다. 방역 당국은 이날 수도권 주민들에게 긴급 재난 문자를 보내 “6월 26일~7월 6일 현대백화점 방문자는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 감염 검사를 받으시기 바란다”는 공지를 보내기도 했다.

여의도 일대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 영등포구에 따르면, 여의도 일대 유명 식당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여의도에 상주한 증권사 곳곳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학교 등을 통한 집단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 인주초등학교에선 6일 학생과 교직원 등 2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교수는 “하루 확진자가 급증하면 낙수 효과로 초·중·고생들도 코로나 노출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소아·청소년에 대한 예방접종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노마스크 삼겹살·맥주 파티 - 육군3사관학교에서 지난달 26일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생도 약 500명이 모여 삼겹살·맥주 파티를 했다면서 육군3사관학교 소속 한 장병이 6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린 사진. 이 장병은 “생도들이 식탁 칸막이를 제거한 후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건배사를 외쳤다”고 했다. /페이스북

영국에선 델타 변이 감염자의 특징이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다르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후각 상실 같은 기존 코로나 증세와 달리 콧물이나 칼칼한 목 통증처럼 일반 감기와 헛갈리기 딱 좋은 증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젊은 층은 델타 변이에 감염돼도 코막힘이나 콧물, 재채기 등 경증 증상을 보여 본인이 확진된 걸 모르고 더 빠르게 확산시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감염 확산 부른 성급한 방역 완화

정부 방역 완화가 성급했다는 지적도 있다. 7~8월 휴가철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이동량은 많아질 게 자명한 상태였던 데다, 전파력 강한 델타 변이가 확산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다소 서둘러 방역 완화 카드를 꺼낸 것 아니냐는 것이다. 1차 백신 접종자들에겐 야외에서 마스크도 벗게 하고, 지역에 따라 아예 사적 모임 제한 조치를 풀어버린 건 전체적인 긴장감을 떨어뜨린 촉매제였다. 지난 3일 민노총이 서울 도심에서 8000명(주최 측 추산)에 이르는 대규모 집회를 강행한 것도, 앞으로 1~2주 뒤 수도권 확산세에 불을 붙일 요인으로 꼽힌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백신 접종 완료자가 국민 50% 이상인 시점에서 논의되었어야 할 완화 정책이 10%대에서 논의됐으니 방역 긴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는 오히려 방역 정책을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게 돼, 성급한 정책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에게 되돌아가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