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NMC)이 ‘집단면역'은 달성 불가(不可)란 전문가 의견을 발표했다. 복지부가 ’11월 집단면역 목표' 달성을 강조해왔는데, 산하 기관에선 상반된 견해를 발표한 셈이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집단면역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백신 예방 접종률 70%를 달성한다고 해도 마스크를 벗고, 세계 여행도 자유롭게 다니고, 거리 두기가 종료되는 일은 저절로 따라오지 않을 것”이라고 3일 밝혔다.
오 위원장은 우선 예방 접종률 70% 자체가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고 봤다. 백신은 현재 성인만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어린이와 중·고생을 제외하면 인구 85%만 대상. 이에 접종 동의율을 끌어올려 전체 성인의 80%가 접종해도 전(全) 인구의 70% 정도에 불과하다. 더구나 ‘백신 접종률 70%’가 집단면역을 위한 ‘불변의 진리’처럼 생각하는 것도 오해라고 했다. 접종률 70%를 달성해도 운집 규모 등 여러 상황에 따라 바이러스 전파는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면역 유지 기간은 6개월 정도만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백신을 맞은 뒤에도 코로나에 걸리는 ‘돌파 감염’ 환자가 발생하며, 변이 바이러스도 집단면역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소다. 오 위원장은 “결국 코로나는 독감처럼 토착화해 해마다 백신을 맞으며 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의했지만, ‘집단면역 불가’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교수는 “‘집단면역'을 바라보는 기준이 전문가들마다 다르다”면서 “코로나가 토착화해 유행이 지속하더라도 인명 피해가 적고 일상 대부분이 되돌아온다는 수준이면 집단면역은 달성됐다고 여길 수 있다”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교수는 “백신 수급도 불안한 데다, 국민들 거부감도 커 11월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취지는 공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