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확산한 중국 김치 공장 영상. 배추는 구정물에 절여지고, 녹슨 포클레인과 알몸 인부가 배추를 휘젓고 있다. /뉴시스

“옛날로 치면 (한국이) 속국인데, (중국에서 보면) 속국에서 우리나라(중국)에 있는 제조업소를 얘네(한국)들이 HACCP 인증 받으라고 그러고, 관리를 대신 해줄 테니까 안전관리 하라고 그러면 기분이 좋을까요. 별로 좋지 않지.”

식품의약품안전처 대변인실 직원이 외부 언론 취재에 응대하면서 이같이 한국을 ‘중국의 속국’이라 표현해 논란에 휘말렸다. 2일 식약처와 한 인터넷 매체 주장에 따르면 이 매체는 식약처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중국산 ‘알몸 김치’ 사태와 관련, 중국을 상대로 HACCP(해썹·식품 안전 관리 인증 기준) 현지 조사 협조 요청을 했는지 물었다. ‘알몸 김치' 사태란 중국 한 공장에서 불결하게 김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 국내에 퍼지면서 중국산 김치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된 걸 가리킨다. 문제의 동영상에는 누런 물이 가득한 커다란 구덩이에 배추가 담겨 있고, 웃옷을 벗은 남성이 물에 들어가 배추를 휘젓는 모습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중국 어디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중국 지역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추정된 상태다.

그런데 식약처 대변인실 직원이 답변을 하면서 역사적 조공 문제를 빗대 “중국이 대국(大國)이라 한국이 HACCP을 요청하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이 직원은 “사실 역으로 생각하면 중국이라는 나라가 선진국이면서 좀 거대한 나라잖아요. 힘 있는 국가라는 말이에요”라고까지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 측은 “기자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예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하려다가 실수한 것은 맞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발언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 해당 매체에 연락해 발언을 취소하겠다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매체는 “식약처 대변인실 직원은 ‘말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전화를 다시 해온 게 아니라, ‘중국을 자극할 수 있으니 해당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설명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