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 포비아 온라인에서 확산한 중국 김치 공장 영상 캡처 사진. 배추는 구정물에 절여지고 있고, 녹슨 포클레인과 알몸의 인부가 배추를 휘젓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구덩이에서 무를 절이는 모습. /뉴시스

식품의약품안전처 대변인실 직원이 한국을 ‘중국의 속국’이라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산(産) ‘알몸 김치’ 관련해 한 인터넷 매체 취재진이 수입 식품 안전 문제를 질의하자, 중국이 대국(大國)이라 한국이 HACCP(해썹·식품 안전 관리 인증 기준)을 요청하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란 취지로 설명했다는 것이다.

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문제성 발언은 인터넷 매체인 뉴데일리 취재진이 식약처에 중국산 ‘알몸 김치’ 사태와 관련한 식품 안전 관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지난달 22일 해당 매체가 식약처에 중국을 상대로 HACCP 현지조사 협조 요청을 했는지 묻자, 식약처 대변인실 직원이 역사적 조공 문제를 빗대 설명했다는 것이다. 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이 직원은 “옛날로 치면 (한국이) 속국인데, (중국에서 보면) 속국에서 우리나라(중국)에 있는 제조업소를 얘네(한국)들이 HACCP 인증 받으라고 그러고, 관리를 대신 해줄 테니까 안전관리 하라고 그러면 기분이 좋을까요. 별로 좋지 않지”라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사실 역으로 생각하면 중국이라는 나라가 선진국이면서 좀 거대한 나라잖아요. 힘 있는 국가라는 말이예요”라고까지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같은 대변인실 직원의 설명을 두고 식약처 측은 “기자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예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하려다가 실수한 것은 맞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발언이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취재진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해당 발언을 취소하겠다는 취지로 재차 요청했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그러나 식약처를 취재한 뉴데일리 취재진은 “식약처 대변인실 직원은 ‘말 실수’를 바로 잡기 위해 전화를 다시 해온 게 아니라, ‘중국을 자극할 수 있으니 해당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앞서 온라인에선 중국의 김치 공장에서 불청결하게 김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 퍼지며 논란이 일었다. 누런 물이 가득한 커다란 구덩이에 배추가 담겨 있고, 웃옷을 벗은 남성이 물에 들어가 배추를 휘젓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이 영상이 퍼지면서 국내에선 ‘중국산 김치 포비아’(공포증)가 확산되기도 했다.

식약처는 이날 논란이 확산하자 공식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앞으로 식약처는 이와 같은 사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공직자 자세 교육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