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안 아프네!”
23일 오전 11시 경기 부천시 가은요양병원 본관 3병동. 김유미 간호팀장이 치매를 앓는 임순애(가명·82) 할머니의 오른팔 윗부분에 백신 주삿바늘을 꽂았다. 곁에 있던 박동균 가정의학과 교수는 “잘 참으셨어요. 조금이라도 열이 나거나 이상이 있으면 바로 말씀해 주세요”라고 했다.
이날 요양병원 65세 이상 입원 환자 등 고령층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등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65세 이상 중 요양병원 입소자·종사자는 23일부터, 요양원 등 요양시설 입소자·종사자는 30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일반 고령층은 다음 달 1일부터다. 80세 이상은 코로나에 걸리면 사망률이 20%에 달한다. 그래서 방역 당국이 ‘고령층 우선 접종 전략’을 세웠는데, 그간 AZ 백신의 고령층 효과 논란이 있다가 영국 등에서 효과가 검증되면서 이제야 본격 가동하는 것이다.
◇75세 이상, 다음 달 1일 접종 개시
일반 국민 중 75세 이상(1946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은 4월 1일부터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다만 지역에 따라 실제 접종은 늦어질 수 있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5도 안팎 초저온 보관이 필요해 동네 병·의원에선 못 맞고, 지자체별로 마련한 예방접종센터를 찾아가야 한다. 그런데 이 센터는 다음 달 1일 46곳만 문을 연다. 다음 달 중 162곳이 추가 개소한다. 따라서 같은 서울에 사는 75세 이상이라도 자치구에 따라 접종 시점이 다를 수 있다. 고령층은 외출·거동이 불편하거나, 외부로 이동할 때 지병(기저 질환)이 악화할 경우도 적잖다. 이럴 땐 75세 이상이라도 일단 접종 대상에서 제외하고, 추후 접종 방법을 정하기로 했다. 다만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보호자가 동반해 접종센터를 찾을 경우 예정대로 화이자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일반 국민 중 65~74세(1947년 1월 1일~1956년 12월 31일 출생)는 AZ 백신을 동네 병·의원(위탁의료기관) 등에서 맞을 수 있다. 접종 때가 되면 대상자에게 사전 예약 대상임을 알리는 문자가 발송된다. 문자를 받으면 질병청 코로나 예약 관리 시스템(다음 달 개통 예정)에서 온라인 예약을 하거나, 콜센터(1339) 전화, 위탁 의료기관 방문·전화 등을 통해 사전 예약해야 한다.
◇주사는 팔 윗부분 삼각근에 맞아야
잊지 말아야 할 유의 사항도 있다. 우선 접종 장소·시간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접종 당일 37.5도 이상 고열 등 코로나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접종을 미뤄야 한다. 김기남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요양병원·요양시설 어르신들 접종도 최대한 안전에 초점을 맞춰 건강 상태가 좋을 때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의사 예진 과정에서 알레르기 여부도 말해야 한다. 특히 대장 내시경용 장 세척제나 기침 시럽 등에 들어있는 폴리에틸렌글리콜(PEG)과 폴리소르베이트란 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사람은 화이자·AZ 백신을 피해야 한다.
정확한 위치에 맞는 것도 중요하다. 질병청 등에 따르면 ‘삼각근 부위’에 맞아야 한다. 어깨 끝에서 5㎝ 정도 내려온 곳이다. 민소매나 헐렁한 반팔을 입고 가야 하는 이유다. 삼각근 주사의 장점은 주요 혈관과 신경이 지나지 않아 안전한 데다, 흡수가 빠르게 접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보다 낮은 부위에 맞으면 신경과 혈관 부위 손상을 줄 수 있고, 이상 반응 사례도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삼각근에 맞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허벅지에 맞을 수 있다. 그러나 허벅지 접종은 하의를 벗어야 하는 데다, 접종 부위 통증이 생기면 걷기 힘들 수 있어 차선책으로 쓴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엉덩이 접종은 피한다. 엉덩이는 사람에 따라 피하층이 두꺼울 수 있고, 신경이 지나가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마상혁 대한백신협회 부회장은 “백신 접종을 엉덩이 부위에 하면 흡수율이 떨어지는 데다 노약자의 경우 통증으로 걷지 못할 위험도 있어 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