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았다가 혈전(血栓·핏덩이) 증상이 나타난 두 번째 접종자가 나왔다. 앞서 60대 여성 사망자에 이어 20대 남성 접종자에게서도 혈전 소견 신고가 들어온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0일 AZ 백신을 맞은 20대 코로나 대응 요원에게서 혈전 이상 반응이 신고됐다”고 18일 밝혔다. 60세 사망자 혈전은 부검 과정에서 발견됐지만 이 20대 남성은 접종 후 이상 반응 진료 과정에서 드러났다. 60세 여성 사망자 혈전 소견을 닷새간 밝히지 않았던 방역 당국은 이번엔 신고된 지 하루 만에 이 사실을 공개했다.

◇”동일 백신 접종자 중엔 이상 반응 없어”

방대본에 따르면, 이 20대 남성은 지난 10일 코로나 대응 요원 자격으로 AZ 백신을 접종했다. 그런데 접종 당일부터 두통과 오한 증상을 보였고, 상태가 악화해 나흘 뒤인 14일엔 두통과 함께 구토 증세까지 나타났다. 결국 15일 병원을 찾았으나 두통 증상이 그치지 않자, MRI 검사를 통해 혈전증 소견과 함께 뇌병변 진단을 받았다.

20대 남성 ‘혈전 소견’ 일지

다만 이 20대 남성에게 나타난 혈전이 백신 접종 탓인지는 아직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박영준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백신을 맞은 사람 중 이런 증상을 보인 경우는 아직 없었다”면서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났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래 이 남성에게 기저 질환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방대본, 총리에게도 보고 안 해

방대본은 백신 접종 후 사망한 60대 여성에게서 혈전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복지부·총리실 같은 상급 기관에 보고하지 않았던 부분도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 백종헌 의원(국민의힘)이 질병청으로부터 받은 ‘혈전 발생한 환자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질병청은 혈전 소견이 나온 환자가 지난 6일 사망한 지 엿새 뒤인 12일엔 혈전 소견이 나왔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12일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에서 이 사망자 사례를 검토하고 인과성 평가를 시행했다. 그러나 이를 총리실과 복지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지난 7일 정세균 총리가 백신 접종 후 사망과 관련, “단 하나 (사망) 사례도 가벼이 넘기지 않고 사인과 인과성을 규명해서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현장에서 이를 간과한 것이다. 유럽에선 접종 후 혈전 의심 사례가 나오면, 대통령과 보건 당국 장관급까지 직접 나서 설명하는 것과 대조적인 행태다.

◇”백신과 혈전 연관성 없다”

AZ 백신을 접종한 뒤 혈전 생성 사례와 그 대응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자 유럽의약품청(EMA)은 18일 “백신 접종이 혈전을 유발한다는 근거가 없다”면서 AZ 접종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고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AZ 백신 접종을 계획대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