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18일 “17일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313명으로 지난 8월 28일 이후 81일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구 밀집 지역인 수도권에서는 하루 만에 확진자가 181명 나왔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사우나와 경기 안산의 수영장, 경남 하동 중학교, 강원 철원 김장 모임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새로운 집단감염 고리가 연일 나타나고 있다. 110명이 사는 전남 순천의 한 마을에선 17~18일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방역 당국이 18일부터 2주간 이 마을에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는 등 코호트(동일 집단) 격리에 들어갔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18일 “5명 이상 소규모 집단감염이 하루 평균 10건 정도 발생한다”며 “코로나 전선이 넓어지고 일상생활까지 침투한 상황에서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한 전문가는 “작은 웅덩이 같은 소규모 집단감염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추적 조사 위주의 이른바 ‘K방역’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신천지 교회발 감염이 확산한 지난 2~3월이나 수도권 교회, 도심 집회를 고리로 집단감염이 나온 지난 8월처럼 확진자의 접촉자를 추적하는 방식으로는 전국 곳곳에서 터지는 다양한 감염 확산세를 막는 데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유행으로 17일 해외 입국 확진자는 68명으로 이라크 건설 근로자가 대거 귀국했던 지난 7월 24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술자리 자제해달라"는 보건 차관
이처럼 대유행 조짐이 보이자 강도태 2차관은 18일 “식사나 음주 모임은 자제해달라”고 했다. 온라인 동호회 회원들의 수도권 오프라인 친목 모임과 경기도 가구 업자 회식 등에서 번진 집단감염이 늘어나자 모임 자제를 당부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7일 거리 두기 체제를 기존 3단계에서 5단계로 개편하면서 자영업자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거리 두기 강도를 낮췄다. 19일부터 수도권 등에서 시행되는 1.5단계에도 회식이나 모임을 제한하는 조치는 없다. 밤 9시 이후 배달, 포장 제외 식당 영업 중단 등 조치는 수도권 기준 일주일 하루 평균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서는 2단계부터 실시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제를 감안해 방역 잣대를 느슨하게 적용하며 생색을 내는 정부가 감염 확산세가 커지자 국민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의 예방의학 교수는 “정부가 앞장서 여행, 외식 쿠폰을 발행해놓고 술자리를 자제해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강도태 차관은 이날 여행, 외식 쿠폰 발행과 관련한 이 같은 지적이 나오자 “배달 등 비대면 활용을 유도하는 등의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했다.
◇중구난방 거리 두기 격상
정부가 발표한 기준을 스스로 지키지 않는 중구난방식 거리 두기 격상도 논란거리다. 정부는 지난 17일 수도권과 강원도 일부의 거리 두기 단계를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서울·경기는 19일부터 시행하기로 했고 인천은 오는 23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강원도는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10명 이상이 발생한다는 1.5단계 요건을 지난 13일 충족했는데, 발표를 미루다가 19일부터 철원과 원주 등 일부 지역에 대해서만 실시하기로 했다. 광주광역시와 충남 천안·아산, 전남 순천·광양·여수, 경기 고양 등 상당수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거리 두기를 1.5단계로 높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