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광화문 사거리에서 전단을 받았더니 또 헬스클럽 광고다. 지난달에도 그랬다. 해가 바뀔 때마다 헬스클럽과 외국어 학원은 바쁘게 움직인다. 우리가 언제 결심하는지 계량할 수 있다면 그 통계는 연말연초에 극점을 찍을 것이다. 사람은 습관의 동물. 새로운 마음을 먹거나 나쁜 버릇을 끊는 데 새해는 최적의 타이밍이다.

누구는 새해 결심을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갭 메우기’라고 정의했다. 툭하면 결심부터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른바 ‘프로 결심러’. 용례는 이렇다. “저는 다이어트 분야의 프로 결심러입니다. 올해는 제발 머리·몸통·다리가 아니라 머리·가슴·허리·다리를 가진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어요!” 새해 결심은 무성한 만큼 흐지부지 끝나는 경우가 많다. 실패해도 웃어넘길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태평양 건너 아메리카는 어떨까.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YouGov)에 따르면 미국 성인은 3분의 1이 새해 결심을 했다. ‘돈 모으기’ ‘행복해지기’ ‘운동하기’ 등이 2024년 그들의 결심이었다. 세상살이는 어디나 매한가지구나. 그런데 미국에서 30세 미만은 과반(52%)이 새해 결심을 했지만,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그 비율이 줄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65세 이상에서 새해 결심을 했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한국인은 정반대다. ‘아무튼, 주말’이 2022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새해 결심을 더 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결심 내용은 제각각이었다. 50대는 ‘운동’, 40대는 ‘저축’, 30대는 ‘다이어트’, 20대는 ‘공부’를 1순위 목표로 삼았다. 세상에 거저 되는 것은 없다. 새해 결심도 ‘나의 의지’(52%) ‘내가 놓인 상황’(21%) ‘인센티브나 페널티’(14%) ‘주변의 관심·감시·격려’(13%) 등이 실천에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채정호 교수는 “실패하더라도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다시 도전하는 게 정상”이라며 “다이어트라면 5kg이 아니라 0.5kg 감량으로 목표를 낮게 설정하라”고 조언했다. 행복을 연구해 온 서은국 연세대 교수는 생각이 달랐다. “상습적으로 새해 결심을 하고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사람은 대체로 행복감이 높지 않다.” 새해 결심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렇게 두 갈래다. 어느 쪽이 진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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