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오는 14일까지 초미세 먼지 ‘나쁨’ 상황이 일주일 가까이 이어질 것으로 9일 예보됐다. 중국발 미세 먼지가 담긴 공기가 한반도 상공의 대기 정체로 거대한 돔(dome)처럼 갇히게 되는 현상이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이날 “9일부터 14일까지 일 평균 초미세 먼지(PM 2.5) 농도가 ㎥ 당 35㎍(마이크로그램)을 초과하는 ‘나쁨(36~75㎍)’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서울 금천구의 초미세 먼지 농도는 51㎍/㎥, 광진구는 50㎍/㎥으로 치솟았다. 강남·서초·강동·영등포·강서·구로·양천 등지도 한때 40㎍/㎥을 넘었다. 예보센터 관계자는 “10일에도 일부 미세 먼지가 중국에서 유입되고, 이후 며칠간 한반도 대기 정체가 이어질 것”이라며 “공기가 깔리는 새벽과 밤에는 미세 먼지 농도가 더 높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에서 미세 먼지가 유입된 상황에서, 바람 순환이 거의 없는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자리 잡고 공기를 시계 방향으로 맴돌게 가둔다는 것이다. 지역별로 수도권과 충청은 계속 미세 먼지가 높고, 전북·광주 등지는 10일 전후에 주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통상 3월은 연중 미세 먼지 농도가 가장 높다. 하지만 코로나가 발생한 작년엔 쾌청한 날씨가 이어졌다. 올 들어 중국이 연 6% 이상 성장 목표를 제시하는 등 코로나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미세 먼지가 다시 기승을 부릴 조짐이다. 지난달도 설 연휴 기간 서울 지역별 미세 먼지 농도가 90㎍/㎥ 이상으로 오르는 등 서풍(西風)이 불고 대기가 정체되면 미세 먼지가 치솟았다. 이날 환경과학원 대기질 모델 영상을 통해서도 10일과 11일 중국 동부 등지에서 미세 먼지가 발원해 한반도로 유입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환경부는 이번엔 ‘국내 요인’이 더 크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 먼지도 작지 않다”며 “특히 이번에는 대기 정체 등 기상 요인이 겹쳤다”고 했다. 환경부는 이날 수도권과 충청·호남 8개 시·도와 가진 대책 회의에서도 공공사업장(484곳)과 관급 공사장(5368곳)에서 상시 저감 조치와 인력 2000명을 투입하는 불법 소각 단속 등의 대책을 강조했다. 환경부는 지난달 중국 생태환경부와 합동 발표에서는 “2015년 대비 2020년 한국의 초미세 먼지 농도가 26.9%, 중국이 28.3% 각각 감소했다”고 했었다. 양국 상호 협력을 통해 중국이 베이징 등 337개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미세 먼지를 저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중국이 미세 먼지를 개선했다 해도 아직 국내에 비해 평균 농도가 2배 정도 돼 중국 요인이 크다”고 했다. 김 교수는 베이징 등 중국 도심의 대기질 값이 개선됐다는 데 대해서도 “톈진이나 허베이 등 다른 지역에서도 미세 먼지가 발생해 서해를 건너서 온다”고 했다. 중국이 공장 등 오염 물질 배출원을 도시 주변으로 분산시키는 노력을 했더라도, 국내에는 여전히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