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추진하던 해상 풍력 사업이 잇따라 좌초 위기에 빠졌다. ‘추자 해상 풍력 발전 사업’은 지난 10일 한국중부발전이 사업을 포기해 멈춰 섰다. 이 사업은 제주 추자도 앞바다에 세계 최대 규모(2.37GW·기가와트)의 풍력 발전 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원자력발전소 2기와 맞먹는 용량이다. 24조원을 투자해 2035년까지 완공할 계획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주도가 사업자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업자는 생산한 전기를 제주도 안에서만 팔아야 하고, 20년간 매년 1300억원씩 ‘도민 이익 공유 기금’을 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이 얼마나 날지도 모르는데 주민들에게 매년 1300억원씩 정액을 지급하는 조건은 지나치다”고 했다.
당초 사업을 타진하던 노르웨이 풍력 회사 에퀴노르도 이 조건을 보고 포기했다. 두 차례 공모를 진행한 끝에 공기업인 한국중부발전이 응찰했으나 한국중부발전도 사업성을 검토한 끝에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최명동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은 “사업 구역을 1곳에서 2~3곳으로 나누고 이익 공유 방식도 수익의 일정 비율을 내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울산에서는 코리오·토탈에너지·SK에코플랜트가 참여한 SPC(특수목적법인) ‘바다에너지’가 최근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발전 사업 허가도 반납할 예정이다. 바다에너지는 울산 앞바다에 1.5GW 규모의 해상 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귀신고래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총 사업비는 12조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값 등 상승 여파로 사업비가 2배 이상 뛴 데다 해외 투자 유치도 어려운 상황이라 사업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에퀴노르가 추진하는 ‘반딧불이 프로젝트’도 사업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에퀴노르는 울산 앞바다에 2030년까지 750㎿(메가와트) 규모의 풍력 발전소를 지을 계획이다.
충남 보령시가 추진 중인 해상 풍력 단지 사업은 군(軍)이 반대해 차질을 빚고 있다. 단지 예정지 주변에 미사일 발사 시험장이 있다는 이유다. 보령시는 2030년까지 호도·녹도·외연도 인근 바다에 9조원을 들여 1.3GW 규모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보령시 관계자는 “보령화력발전소가 단계적으로 문을 닫고 있어 지역 경제를 살릴 대안으로 풍력발전소를 조성하려고 한다”며 “군을 설득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