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래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장이 10일 학술정보관에서 열린 언론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유니스트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가 10일 대한민국 제조업의 메카인 동남권(부산·울산·경남)의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종래 유니스트 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남권 주력 산업의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기업의 연구 개발 컨트롤 타워가 돼 동남권 산업 혁신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유니스트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4극 3특 지역연구개발 혁신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는 중부·대경·호남·동남 등 4개 권역에 위치한 4대 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지역이 직접 연구개발을 기획·운영하는 사업이다. UNIST는 올해 131억원, 내년부터는 매년 최소 26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동남권 R&D 사업단을 이끌게 된다.

유니스트가 제시한 핵심 비전은 제조 산업의 AX다.

동남권 주력 산업인 조선·해양·기계·항공·철강 분야에 AI와 데이터를 접목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울산의 제조 AI, 부산의 전력반도체, 경남의 우주항공·방산을 잇는 거대 기술 벨트를 구축한다. 설계부터 공정, 운영까지 전주기 데이터를 연결해 기존 제조벨트를 첨단 미래 산업 거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과 조선·해양 특화 AI 모델도 만든다. 포스코와는 철강 공정 무인화와 최적화를, 한국수력원자력과는 원전 운영 안전성 향상을 위한 AI 융합 연구를 추진한다.

이런 앵커기업들의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장에 즉시 이식 가능한 솔루션을 만들어냄으로써 동남권 제조 산업의 체질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선분야 AX도입 성과에 대해 박 총장은 “조선공정 전반을 들여다보며 인공지능이 개입할 지점과 필요한 데이터를 찾는 것 자체가 중요 연구대상”이라며 “데이터 개방과 보안 등 제도적,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며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중소기업의 R&D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 수준의 슈퍼컴퓨팅센터와 연구장비도 개방한다. 자체 R&D 능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것으로, 교수진과 매칭해 현장의 애로사항 해결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박 총장은 “울산은 8000여개의 중견·중소기업이 밀집해 있어 데이터 확보 차원에서는 큰 자산”이라며 “중소기업이 수십년간 축적한 특화 기술은 양질의 데이터가 되고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재 양성 로드맵도 구체화했다.

올해부터 ‘AI & 휴먼 융합대학’을 신설해 전교생 대상 AI 융합 교육을 실시한다.

재직자 교육 프로그램인 ‘노바투스 아카데미아’를 통해 현장 실무형 인재를 길러내고, 연구 성과가 창업과 투자로 이어지는 ‘딥테크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해 인재들이 지역에 정주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동남권 혁신 창업원 설립도 추진한다.

박종래 총장은 “동남권 산업의 몸체에 두뇌인 AI와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성장 엔진을 만들고,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기술을 구현하겠다”라며 “동남권이 첨단 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데 중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