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시민 야구단’인 울산 웨일즈 선수단이 3일 울산 남구 문수야구장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주먹을 불끈 쥐고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 웨일즈는 고래라는 뜻이다. 다음달 20일부터 KBO 퓨처스리그(2군 리그)에 출전한다./김동환 기자

지난 3일 울산 남구 문수야구장. 공 때리는 소리가 연거푸 울려 퍼졌다. 지난 2일 창단한 ‘울산 웨일즈’ 선수들의 첫 연습 날이었다. 웨일즈는 기업 대신 시가 예산을 대는 국내 첫 ‘시민구단’이다. 웨일즈는 고래라는 뜻이다. ‘고래 도시’ 울산을 상징한다.

웨일즈는 다음 달 20일부터 KBO(한국프로야구) 2군 프로 리그인 ‘퓨처스리그’에 출전한다. 퓨처스리그는 웨일즈까지 총 12개 팀이 각각 121경기를 치른다. KBO는 올해부터 매주 월요일 퓨처스리그 주요 경기를 중계할 계획이다.

초대 사령탑은 장원진(57) 전 두산 베어스 코치다. 현역 시절 프로야구 대표 스위치 타자(양손 타자)였던 그는 “평생의 꿈을 이뤘다”며 “창단 첫 해 퓨처스리그 우승이 목표”라고 했다. 수석코치는 롯데 자이언츠 포수 출신인 최기문 전 2024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 배터리 코치가 선임됐다. 투수코치는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였던 박명환이 맡았다.

2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울산 웨일즈 프로야구단 창단식에서 장원진 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울산=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

선수단은 27명이다. 평균 나이는 26세.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도 30세다. 프로야구단에서 방출돼 재기를 꿈꾸거나 신인 드래프트(선발 제도)에서 지명받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방출된 외야수 변상권(29)은 “재기를 위해 이를 악물고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에서 7년을 뛴 투수 남호(26)도 웨일즈에서 새 출발을 한다.

웨일즈는 일본 프로야구(NPB) 출신 투수인 오카다 아키타케(33)와 고바야시 주이(25)를 영입했다. 호주 국가대표 출신 외야수인 알렉스 홀(26)도 웨일즈 유니폼을 입는다. 그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도 뛰었다.

웨일즈는 총 35명 규모로 선수단을 꾸릴 예정이다. 프로야구 통산 92홈런을 친 김동엽(36) 등 베테랑 선수를 추가로 뽑을지 검토 중이다.

선수들은 울산에 전입신고도 했다. NC 다이노스 출신인 내야수 최보성(28)은 “문수야구장에 이렇게 많은 팬들이 올 줄 몰랐다”며 “시민들의 응원에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울산 웨일즈 프로야구단 창단식이 2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렸다. /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

울산은 ‘야구 불모지’다. 110만명이 사는 광역시지만 프로 야구단이 없었다.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문수야구장이 있지만 지난해 열린 야구 경기는 6경기에 그쳤다. 롯데 자이언츠가 가끔 부산 사직구장의 대체 구장으로 활용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프로야구 1200만 관중 시대가 열렸는데도 울산 시민들은 야구를 보려면 부산이나 대구까지 가야 한다”며 “그래서 직접 야구단을 창단하게 됐다”고 했다. 중장기 목표는 울산에도 프로야구단을 출범하는 것이라고 한다.

웨일즈의 연간 운영비는 약 60억원이다. 운영비가 수백억 원 수준인 프로야구 구단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지자체 입장에선 만만치 않은 돈이다. 일부에선 “예산을 들여 왜 야구단을 운영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울산시민연대는 작년 12월 기자회견을 열고 “2군 경기는 시민들이 잘 보지 않는다”며 “세금만 낭비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울산시는 울산 지역 기업의 광고와 시민 후원을 유치할 계획이다. 굿즈도 개발해 판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