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 143일 만이다. 손 목사는 지난해 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던 개신교계 단체 ‘세이브코리아’의 대표다.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김용균)는 30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손 목사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손 목사는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보수 진영 정승윤 후보와 교회에서 대담하는 영상을 유튜브로 실시간 방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출정식 예배’를 열고 “우리의 교육을 김석준 같은 사람이 맡으면 되겠습니까”라고 발언한 혐의도 있다. 대선을 앞둔 지난해 5~6월 세계로교회에서 열린 기도회와 예배에서 마이크를 이용해 당시 김문수 후보의 당선과 이재명 후보의 낙선을 도모한 혐의도 있다.
손 목사 측은 “목사로서 예배 중 설교를 하며 종교적 신념을 표현한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담임목사로 있는 교회의 성인 신도 수는 3500명에 달한다. 유튜브 구독자 수는 11만명이 넘고 조회 수는 수백에서 수만에 이르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다수의 잠재적 유권자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면서 “또 통상적으로 교회의 담임목사가 예배 중에 신도들에게 성경 등의 교리를 설교하는 과정에서 행할 수 있는 수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양형에 대해선 “이 사건은 피고인이 교육감과 대통령 선거의 선거운동 기간 전부터 선거일 직전까지 교회의 담임목사로서 예배 및 설교 활동의 기회를 이용해 수차례 부정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피고인이 이 사건 이전에 동종 범죄로 이미 형사처벌을 받았으면서도 과거와 동일한 방법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선관위의 경고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압수수색 등을 통해 이 사건 범행이 수사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갔다”면서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의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있고, 교회 설교 중에 사용한 확성장치는 선거운동만을 목적으로 설치, 사용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으로 손 목사가 구속된 사안은 외교적으로 관심사가 됐다. 지난 23일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백악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손 목사 구속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손 목사는 이 과정에서 미국 교회 목사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했다.
수의를 벗고 사복으로 갈아입은 뒤 곧장 취재진 앞에 선 손 목사는 “오늘도 미국 백악관에서 참여해 주시고 제 가족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신 루비오 장관과 벤스 부통령께 감사 인사드린다. 김 국무총리가 오기 이틀 전 1시간 동안 브리핑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다”면서 “당시 현장에서 제 석방을 위해 설명해 주신 1만명의 미국 목사님께도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손 목사는 “제가 정승윤 후보를 언제 알았다고 지지했겠냐. 오직 성경적인 가치에 따라 차별금지법을 반대한 것일 뿐”이라며 “이건 자유의 문제다. 즉시 항소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