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법 전경. /조선일보DB

한국전쟁 발발 직후 군경에 학살됐던 진주형무소 재소자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창원지법 민사4부(재판장 김병국)는 ‘진주형무소 재소자 희생 사건’ 피해 유족 12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정부가 유족들에게 30여 만원에서 1억6000원까지 위자료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위자료는 희생자 1억원, 배우자 5000만원, 그 부모와 자녀 1000만원, 형제자매 500만원 등으로 책정됐으며, 상속 여건에 따라 다르게 정해졌다.

진주형무소 재소자 희생 사건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 1950년 7월쯤 군경이 진주형무소에 수감됐던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 등을 집단 학살한 사건이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지난해 4월 이 사건에 대해 “국민 생명과 재산 보호라는 일차적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군과 경찰이 형무소에 수감된 재소자들을 불법 살해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진실 규명을 결정했다.

위원회 조사 결과 재소자들은 1950년 인민군 공격 당시 진주 지역 함락이 임박하자, 육군정보국 진주지구 방첩대(CIC), 진주지구 헌병대, 진주경찰서 경찰관 등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당시 방첩대 등은 진주형무소 재소자뿐 아니라 국민보도연맹원, 예비 검속자 등 최소 1200여 명을 학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징역 2년 미만 단기수나 미결수였고, 기결수 형기는 징역 1∼2년에 불과했지만, 정치 사상범이라는 이유로 한국전쟁 발발 직후 집단 희생됐다.

재판부는 “국가가 국민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린 점,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체포와 구금·학살을 자행한 점 등을 들어 국가 배상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어 “희생자들과 유족이 겪었을 정신적 고통과 사회적 편견, 경제적 어려움 등을 감안하고, 전쟁이라는 사회적 혼란이 야기된 상황에서 발생한 특수성 등을 종합해 위자료를 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