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후 강원 강릉역. KTX가 도착하자 부산, 울산, 경주, 포항 등에서 온 승객들이 쏟아져 나왔다. 김명자(57·부산 연제구)씨는 “해돋이 보러 KTX 타고 부산에서 왔다”며 “경포호도 둘러볼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달 30일부터 동해선(강릉~부전)에 KTX가 운행을 시작했다. 그동안 최고 시속 150㎞인 ‘ITX-마음’이 다녔는데 더 빠른 ‘KTX-이음(최고 시속 260㎞)’을 추가로 투입한 것이다. 강릉~부전 간 소요 시간이 5시간에서 3시간 50분으로 단축됐다. 강원도 관계자는 “부산·울산·경북과 강원도가 이제 완전한 일일 생활권이 됐다”며 “강원도의 관광 지형이 크게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작년 1월 동해선이 개통한 이후 11개월간 이용객은 181만명. 강원도는 올해 284만명이 동해선을 타고 강원도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강릉은 서울뿐 아니라 부산도 KTX로 오갈 수 있는 철도 교통의 요지가 됐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에는 새로운 철도 노선이 잇따라 개통해 전국이 더 가까워진다.
가장 눈에 띄는 노선은 오는 6월 개통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서울역~수서 구간이다. GTX-A는 파주 운정~화성 동탄(82.1㎞)을 잇는 급행철도다. 그동안 서울역~수서 구간의 공사가 지연돼 파주~서울역과 수서~동탄 구간이 각각 별개 노선처럼 운영됐다. 6월에 끊어진 허리가 이어지면 GTX-A 전 구간이 완성된다. 우선 동탄·판교 주민들의 서울 도심 출퇴근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동탄에서 광역버스를 타면 1시간 정도 걸리는데 GTX를 이용하면 20분이면 갈 수 있다. 고양과 수서는 25분에 연결된다. 고양시 관계자는 “그동안 불편했던 경기 북부와 서울 강남의 교통망이 크게 개선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삼성역은 공사가 지연되면서 무정차 통과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삼성역은 2027년쯤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 12월에는 위례신도시 내부(5.4㎞)를 오가는 위례선 트램(노면전차)이 개통한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에 걸쳐 있는 신도시다. 약 12만명이 살고 있지만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당초 작년 9월 개통할 예정이었으나 교통 심의 등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걸렸다. 위례선 트램은 1968년 서울에서 전차가 사라진 이후 58년 만에 등장하는 전차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인중개사 김태희(58)씨는 “트램이 개통하면 위례신도시 내부에서 이동이 활발해져 지역 상권이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해선 안산 원시~서화성 구간(4㎞)은 오는 3월 개통할 예정이다. 이 구간이 개통하면 서해선 경기 고양 대곡~충남 홍성(135㎞) 전 구간이 완성된다. KTX를 타고 충남에서 수도권까지 한 번에 갈 수 있게 된다. 충남도청이 있는 홍성에서 김포공항까지 약 68분이면 닿을 수 있다.
올 연말 인천발(發) KTX와 수원발 KTX가 운행을 시작한다는 소식도 있다. 인천은 전국 광역시 중 유일하게 KTX 역이 없다. 이 때문에 KTX를 타려면 서울역이나 광명역을 이용해야 한다. 인천발 KTX는 수인분당선과 경부선 KTX 노선을 연결해 운행한다. 수인분당선 송도역이 출발역이다. 부산까지 2시간 20분, 목포까지 2시간 10분에 갈 수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발 KTX가 개통하면 300만 인천 시민도 전국 반나절 생활권을 누릴 수 있게 된다”며 “시민들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인구 120만 수원에서도 올해부터 KTX가 출발한다. 수원역에도 일부 KTX 열차(하루 편도 4회)가 정차하지만 기존 경부선 선로를 타다 보니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KTX 전용선을 깔고 운행 횟수를 12회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부전~마산선은 부산과 경남 창원을 잇는 전철이다. 당초 2021년 개통할 예정이었으나 2020년 3월 부산 사상구 터널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지연되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99.2%다. 국토교통부는 “올 6월 붕괴 사고와 관련이 없는 강서금호~마산 구간을 우선 개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 노선이 개통하면 부산~창원을 30~40분 만에 갈 수 있게 된다. 현재는 열차로 1시간 30분 이상 걸린다. 창원 주민들이 김해국제공항을 이용하기도 편해진다. 경남도 관계자는 “부산·창원이 출퇴근 가능한 광역 경제권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 구간 개통 시기는 2028년쯤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