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세계 각국의 전통 활쏘기를 볼 수 있는 ‘세계 궁도(弓道)대회’가 열린다.
울산시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울산 문수국제양궁장과 시립문수궁도장에서 ‘2025 KOREA 울산 세계 궁도대회’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올림픽 정식 종목인 양궁과 달리 궁도는 나라마다 규칙도 다르고 쓰는 활도 다르다. 국제 연맹이 없어 이벤트 형식으로 대회가 열린다. 국내에선 2015년 충북 청주에서 열린 적이 있다.
이번 울산 세계 궁도대회에는 중국, 인도, 카자흐스탄, 몽골, 러시아, 영국, 이탈리아 등 32국 577명이 출전한다. 한국에서는 시도별 선발전을 거친 궁도 실업팀 선수 등 200명이 참가한다.
선수들은 각자 전통 활을 사용해 승부를 겨룬다. 각국의 전통 의상을 입고 활시위를 당긴다. 대한궁도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통 활은 물소뼈와 대나무 등을 풀로 붙여 만든다. 풀은 민어 부레를 끓여 만든다. 탄성이 좋아 화살이 멀리까지 날아간다고 한다.
경기는 145m, 90m, 70m, 30m 등 4개 종목에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치른다. 단체전 우승 상금은 250만원, 남녀 개인전 우승 상금은 각 200만원이다. 총 상금은 1억 500만원이다.
양궁에선 한국이 올림픽 금메달을 휩쓸고 있지만 궁도는 좀 다르다. 김현수 대한궁도협회 차장은 “가장 멀리 쏘는 145m 종목은 한국 선수들이 유리하지만 나머지 종목은 누가 우승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울산시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전통 궁도를 세계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에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나라들과 세계궁도연맹도 창립할 예정이다. 울산에 2028년까지 대한민국 궁도센터도 짓기로 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활쏘기 그림이 남아 있다”며 “우리나라 활쏘기의 시원(始原)인 울산에서 궁도의 맥을 이어가려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