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당국은 27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이 늦어진 것과 관련해 “많은 양의 물을 뿌리면 국가의 중요한 데이터 정보가 훼손될 수 있어 신속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김기선 대전 유성소방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는 다량의 물로 진화하거나 수중에 담궈 냉각해야 하지만, 국가의 중요한 정보가 담긴 서버가 파괴되면 더 큰 손실이 우려돼 배터리 열폭주를 막기 위한 소량의 물만 지속적으로 뿌리거나 가스 소화설비만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불이 난 전산실 내부온도는 160도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김 서장은 “진화 대원의 내부 진입이 어려워 배터리 열폭주 상황을 살피며 전산실 내부 냉각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은 현재 전산실 내 연기를 빼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은 “조만간 불을 완전히 진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8시 20분쯤 대전시 유성구 화암동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 배터리가 폭발하며 불이 났다.
소방 당국은 27일 새벽 2시 30분쯤 2~4층 전산실 서버 보호 작업을 실시했으며, 새벽 3시 20분쯤 사다리차를 이용해 구조대원이 외부 유리창과 안쪽 격벽을 파괴해 연기를 빼는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불은 새벽 6시 30분 초진됐으나 2시간 10분만에 재발화 해 진화대원들이 소화전을 이용해 다시 불을 껐다.
이 불로 리튬이온 배터리팩 384개가 모두 탔다. 무정전·전원 장치(UPS)용인 이들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렉(rack) 형태로, 캐비넷 형식으로 꽂혀 있다. 배터리 제조회사는 LG솔루션이라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전산시스템과 데이터 손상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화재가 난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건물 시설 관리는 KT가 맡고 있다.
불은 배터리를 지하로 이전하기 위해 교체 작업을 하던 도중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교체 작업을 하던 40대 업체 직원이 얼굴과 팔에 1도 화상을 입었다. 행안부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대전 본원에 입주한 정부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국민 행정 서비스가 647개 중단됐다. 화재로 영향을 받은 서비스는 모바일 신분증과 국민신문고 등 1등급 12개, 2등급 58개 시스템으로 파악됐다. 행안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 홈페이지와 정부 온라인 민원서비스 정부 24가 장애를 보이고 있다.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정부 메일링 시스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 전산시스템의 핵심부가 화재로 막대한 피해를 본 만큼 시스템 복구와 정상화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행안부는 이번 화재로 다양한 행정서비스 이용이 제한되자 대체 사이트 등 국민 행동요령을 네이버 포털 공지(https://m.naver.com/notice)에 안내했다.